'에코붐 세대' 마주한 문 대통령…청년일자리 특단 대책 주문(종합)
청년 대표 12명 참석해 젊은 세대 목소리 청와대에 전달
문 대통령 "비상하고 과감한 대책 필요…2월 내로 업그레이드된 대책 마련해 달라"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청년일자리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에코붐 세대'의 취업난을 타파할 특단의 대책을 다음 달 내로 마련해 보고할 것을 주문했다.
에코붐 세대는 1968∼1974년에 태어난 2차 베이비붐 세대의 1991∼1996년생 자녀들을 뜻한다. 에코붐이라는 별칭에는 이들이 마치 2차 베이비붐 세대의 '메아리'(Echo)처럼 노동시장에 돌아온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통계청의 장래 인구 추계에 따르면 첫 일자리를 찾는 연령대인 25∼29세 인구는 올해부터 4∼5년간 급증하다가 2022년 이후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다.
25∼29세 인구는 2016년에 325만 명이었으나, 올해는 348만 명으로 증가하고, 2020년 362만 명, 2022년에 363만 명을 기록한 후 2024년에는 347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회의에는 일자리 문제로 고민하는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12명의 청년 대표들이 참석했다.
손한민 청년소사이어티 대표는 "일자리정책에 청년의 목소리가 잘 담기지 않는 것 같다"며 "저출산·4차산업혁명·주거정책 등은 모두 청년이 주체인 만큼 청년과의 소통을 더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학생 이재은 씨는 "창업과 해외취업을 위한 정책지원도 중요하지만, 창업 및 해외취업 전후를 대비한 청년고용서비스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 특성화고 재학생은 "대부분의 정책이 대학생 위주라 고등학교 졸업자에 대한 정책은 배제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청년 대표들은 '정부와 빠르게 변화하는 민간의 속도 차이가 너무 크다', '가업승계를 위한 기회를 늘려달라' 등의 의견을 개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청년의 목소리를 더 듣고,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지속가능한 일자리대책이 기본이지만 단기적으로 고용절벽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비상하고 과감한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 일자리문제는 단기일 내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나 정부가 비상한 노력과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줘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오늘 토론에서 나온 제안들은 2월에 마련될 각 부처의 계획에 충실히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예를 들어 오늘 국방부가 전역 장병에게 자격증 취득 교육 등 취업대책을 시행하는 것을 보고했듯이, 각 부처는 청년 일자리가 고용노동부나 경제부처만의 일이라 여기지 말고, 각 부처와 대통령 직속 위원회 차원의 대책을 꼼꼼하게 세워 지금보다 업그레이드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YNAPHOTO path='AKR20180125067751001_03_i.jpg' id='AKR20180125067751001_0301' title='청년일자리 점검회의, 인사말하는 문 대통령' caption='(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8.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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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선 안건 발표 시간에는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청년 일자리정책 추진현황'을, 서울대 조영태 교수가 '인구로 읽는 청년 일자리',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이 '청년 일자리 현황과 정책과제 평가', 부경대 류장수 교수가 '청년 일자리 정책 제언'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11조 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을 통해 청년추가고용장려금 도입, 청년내일채움공제 확대 등을 시행했고, 81만 개 공공일자리 창출에 본격 착수, 예산·세제·조달 등 국정운영체계를 일자리중심으로 개편하는 등 공공부문의 마중물 역할을 강화해 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존 주요 일자리사업의 효과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선도프로젝트 발굴, 교육·훈련·취업정보제공·해외진출인프라 등 청년 일자리 안전망 확대 방안 등을 주요 대책으로 강구하고 있다"며 "오늘 논의내용을 토대로 추가사업을 발굴해 2월 중 구체적인 대책을 보고하겠다"고 덧붙였다.
<YNAPHOTO path='PYH2018012519070001300_P2.jpg' id='PYH20180125190700013' title='문 대통령, '청년일자리 점검회의'' caption='(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scoop@yna.co.kr' />
조 교수는 인구 구조상 2018∼2021년이 청년 취업이 가장 어려운 '설상가상'의 시기라고 분석하고 "단기적으로는 공공형 일자리 창출, 해외일자리 발굴, 청년창업 지원 등이 필요하며, 중기적으로는 대학진학 연령 및 대입방법의 다원화를 통해 청년 일자리 미스매치의 원인을 제거하는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배 원장은 "향후 정책 방향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산업과 정책에 대한 역량 집중, 단계별·유형별 맞춤형 대책 마련,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 교수는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과제와 함께 현재 직면한 어려움이 매우 심각한 만큼 특단의 한시적 대책도 병행해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상곤 사회부총리를 비롯해 송영무 국방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일자리위원회에서는 이 부위원장을 비롯해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문유진 복지국가 청년네트워크 대표, 나영선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 김용성 KDI 부원장 등이 참여했으며, 김광두 국민경제자문위원회 부위원장과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도 참석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에서 김태년 정책위의장과 유은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박광온 기획재정위원회 간사, 한정애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등이 참석했으며, 청와대에서는 장하성 정책실장,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반장식 일자리수석, 홍장표 경제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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