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도니아-그리스 '국명분쟁' 고위급 협상 본격화(종합)
(서울·로마=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현윤경 특파원= 마케도니아와 그리스 간 해묵은 국명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고위급 협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마케도니아 MIA 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조란 자에브 마케도니아 총리는 전날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만나 양국 간 국명분쟁을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자에브 총리는 "마케도니아는 국명분쟁의 해결책을 찾으려는 단호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하고 "우리는 그리스와 친선 관계를 맺음으로써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동등하고 충실한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자에브 총리는 또 그리스와의 오랜 갈등을 종식하기 위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수도 스코페에 위치한 국제공항 '알렉산더 대왕'의 이름도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케도니아 정부는 이와 관련, 공항 이름이 어떤 것으로 바뀔지와 언제부터 바뀐 이름이 적용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자에브 총리는 아울러 마케도니아 남북을 종단하며 그리스 접경 지대로 이어지는 '알렉산더 대왕' 고속도로의 이름 역시 '우정 고속도로'로 바꿀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스와 마케도니아는 1991년 마케도니아가 옛 유고 연방에서 분리된 이래 마케도니아의 이름을 둘러싸고 외교 분쟁을 지속해왔다.
그리스는 마케도니아라는 이름이 알렉산더 대왕을 배출한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의 중심지인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 지방에 대한 소유권을 시사한다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아 왔다.
마케도니아는 이런 그리스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2008년 나토 가입 문턱에서 좌절했고, EU 가입을 위한 절차에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마케도니아는 EU 및 나토 가입을 가로막고 있는 국명분쟁 해결을 위해 유엔 중재를 수용하면서 고위급 회담을 진행해 이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사이의 국명 분쟁을 중재해 온 매튜 니메츠 유엔 특사는 조속한 해결책 도출을 위해 오는 30일과 31일 각각 그리스와 마케도니아를 방문, 절충안 마련을 시도할 방침이다.
한편, 마케도니아 정부는 23일 발표한 2018년 정책 프로그램에서 경제 개발과 함께 EU 및 나토 가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케도니아는 EU 및 나토 가입을 위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인권을 강화하고 사법 개혁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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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주관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가 구축한 평창뉴스서비스네트워크(PNN) 가입사의 콘텐츠를 인용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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