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제하라" 국제사회 우려 고조에 터키 발빠른 외교전
에르도안, 푸틴·마크롱 전화로 시리아 사태 논의…트럼프 대통령과도 통화 예정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군의 시리아 쿠르드 지역 침공에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차단하고자 터키가 발빠른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로 아프린 군사작전에 관해 논의했다고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터키 대통령실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프린에서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몰아내고자 이번 작전에 나섰다고 푸틴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시리아에서 러시아와 협력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작전이 터키의 국가안보를 지킬 뿐만 아니라 시리아의 정치·영토 단일성 유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터키의 군사작전이 시작되기 전 아프린에서 병력을 철수했으며, 터키군의 공중작전을 용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작전 사흘째인 22일, 이번 작전이 러시아와 합의 아래 진행되는 것이라고 공개했다.
앞서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도 전화 통화로 시리아 사태를 논의했다.
프랑스는 터키의 아프린 작전 개시 직후 안보리로 이 문제를 가져가겠다고 밝혀, 안보리 상임이사국 가운데서는 가장 신속하고, 명확하게 우려를 표명했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은 23일 아프린 작전이 "염려를 불러일으켰다"면서 자제를 촉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를 원했다"고 아나돌루통신에 밝혔다.
대화 주제는 공개하지 않았다.
23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아프린 군사작전으로 시리아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을 유지한 지역이 불안정해졌다"고 지적하면서, "터키는 군사작전과 발표에 자제를 발휘하고, 작전의 범위·기간에 제한을 두라"고 촉구했다.
터키는 이달 20일 시리아 북부 쿠르드 지역 아프린에서 YPG를 몰아내는 군사작전(작전명, 올리브가지)에 돌입했다.
YPG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 국제동맹군의 지상군 주력이나, 터키는 이들을 자국의 분리주의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분파 테러조직으로 본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터키군 침공으로 시리아에서 23일까지 나흘간 민간인 23명을 비롯해 약 110명이 숨졌다.
터키군에서도 3명이 전사했다.
유엔은 현재까지 아프린 일대에서 5천명이 피란한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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