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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에 유골" 신고…경찰은 처벌근거 요구 '황당'(종합)
발견자 "수만 기 방치 범인 잡아달라" 신고, 경찰 "법 조항 검색해 가져오라"



(무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경찰이 유골 수만 기를 방치한 범인을 잡아달라며 신고한 민원인에게 처벌근거를 찾아오라는 요구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원인은 "경찰이 수사를 통해 범인을 잡고 혐의를 적용해야지. 법을 잘 알지 못하는 일반 시민에게 법 조항을 검색해서 가져오라는 요구를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수사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24일 전북 무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일 적상면 한 추모공원 오모(65) 이사장은 "무연고 유골이 플라스틱 상자에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고 신고했다.
2014년부터 추모공원 대표이사를 맡은 오씨는 최근 공원 내 무허가 건축물과 컨테이너에 유골 수만 기가 방치된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이 사실을 알렸다.
그는 "추모공원 전임 관리자와 임원들이 국책사업 등에서 나온 무연고 유골을 받아 이곳에 방치한 것으로 보인다"며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수사를 시작하려면 정식으로 서류를 접수해야 한다"며 오씨에게 고소장 제출을 요구했다.
유골을 방치한 범인을 정확히 알지 못했던 오씨는 고소 대상을 '불명'으로 적어 지난 11일 경찰에 서류를 제출했다.



경찰은 "죄명을 정확하게 적어야 사건이 접수된다"며 어떤 혐의를 적용해야 하는지 되물었다.
오씨는 당장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사문서위조와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될 것 같다"고 답했다.
이후 경찰은 관련 법상 처벌은 불가능하다며 관할 지자체에 과태료 처분을 의뢰해야 한다고 수사 상황을 알렸다.
오씨는 "유골 한 기도 아니고 수만 기를 불법 건축물에 방치했는데 고작 과태료 처분이 말이 되느냐"고 항의했다.
그러자 경찰은 "고소장에 나온 혐의로는 처벌할 수 없다.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대라"고 반박했다.
결국 오씨는 '시신·유골·유발 또는 관에 장치한 물건을 손괴·유기·은닉한 자는 7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는 형법 161조를 찾아 경찰에 다시 서류를 보냈다.
그는 "경찰이 이런 식으로 수사한다는 것이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민원인이 법까지 다 일일이 찾아서 사건을 신고해야 하느냐. 이게 수사냐"고 분개했다.
경찰은 유골 수만 기를 방치한 것은 전례가 없는 사건이기 때문에 혐의 적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보통 민원인들은 고소장을 접수할 때 혐의를 제대로 적어서 낸다"며 "고소인 진술이 애매모호하고 이런 사건이 전에는 발생하지 않아서 어떠한 법 조항을 적용해야 하는지 찾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태료만 부과하려 했던 것은 아니고 불법 건축물 등 행정처분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지자체와 사건을 논의했다"며 "고소인과 추모공원 관계자를 상대로 정확한 유골 방치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a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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