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랑스 등 24개국,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자 제재 추진(종합)
틸러슨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은 '알아사드 비호' 러시아 책임"
러시아는 반발…새로운 '화학무기 조사단' 구성 제안도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국제사회가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한 이들에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최종적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영국 가디언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프랑스를 포함한 24개국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모여 시리아에서 화학무기를 쓴 가해자들에 대한 제재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들 국가는 시리아 내 화학무기 사용자들에 관해 "불처벌에 반대하는 새로운 파트너십을 승인했다"며 제재 방안도 논의했다.
제재안에는 자산 동결과 입국 금지, 국가 차원의 형사처분 등이 포함된다.
모임에 앞서 프랑스는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을 조력한 25곳의 시리아 기업과 간부는 물론 프랑스와 레바논, 중국인 사업가에 대한 자산 동결을 발표했다.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화학무기 사용과 그 야만적인 무기 개발에 책임이 있는 범죄자들은 처벌을 면하지 못할 것이란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시리아 정권이 감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학무기 공격의 궁극적인 책임은 러시아에 있다고 비판했다.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틸러슨 장관은 "누가 시리아에서 그런 공격을 감행했다고 해도 러시아는 화학무기 공격에 따른 처벌에 반대하는 동맹국 시리아를 감싸고 있다"며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이번 발언은 지난 22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반군 지역에서 화학무기를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최소 20명이 부상한 다음 날 나왔다.
틸러슨 장관은 "어제 하루 공격으로 다친 민간인 20명 이상은 대부분 어린이"라며 "분명히 염소가스 공격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공격은 "바샤르 알아사드(시리아 대통령)가 자국민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계속 사용할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3년 이래 시리아 반군 지역에서는 화학무기 노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참혹한 인명피해가 여러 차례 반복됐다.
이때마다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알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지난해 4월 시리아 반군이 장악한 칸 셰이쿤 지역에서는 사린 가스를 이용한 공격으로 지역 주민 80명 이상이 숨졌고 유엔은 그 배후로 시리아 정부군을 지목했다.
시리아 전역에선 2012년 이후 최소 130차례 화학무기 공격이 발생한 것으로 프랑스는 추정하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화학무기를 제거하기로 한 미국과의 2013년 합의를 깼으며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금지협정 위반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러시아는 작년 11월 칸 셰이쿤 화학무기 공격의 책임자를 가리기 위한 조사 활동 연장에 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을 거부, 사실상 독가스 책임자 처벌이 좌절됐다. 당시 조사는 유엔과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조사단(JIM)이 맡았다.
러시아는 미국과 프랑스의 이러한 움직임에 반발하며 "성급하게 시리아를 비난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또 시리아 내 화학무기 공격을 조사하는 새로운 조사단 구성을 제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기존에 있던 시리아 화학무기 조사팀을 대체할 새로운 조사단을 만들자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작성해 이를 안보리 이사국들에 돌렸다.
네벤쟈 대사는 그 조사단은 "투명하고 믿을만한 정보원으로부터 비난의 여지가 없고 입증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그간 시리아 정부군 공습으로 화학무기가 저장돼 있던 반군 창고가 파괴되면서 독극물이 유출돼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유엔 주도의 객관적 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gogo21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