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쿤스 파리테러 추모 조형물, 프랑스 예술계는 "거부"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미국의 팝아트 거장 제프 쿤스가 2015년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파리에 선물하기로 한 조형물에 대해 프랑스 예술계가 반대하고 나섰다고 AFP통신 등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제프 쿤스는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2015년 11월 파리 연쇄 테러가 발생한 이듬해인 2016년, 희생자를 기리는 조형물을 파리에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프랑스 예술가와 관리 등 현지 예술계 인사 20여 명은 지난 21일 공개서한에서 제프 쿤스의 계획은 상징적으로나 예술적, 재정적 측면에서 모두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파리시에 제프 쿤스의 조형물을 설치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튤립 꽃다발'(Bouquet of Tulips)이라는 이름의 이 조형물은 거대한 손이 여러 색의 튤립을 들고 있는 12m 높이의 작품으로, 자유의 여신상이 횃불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본뜬 것이다.
제프 쿤스는 이 작품을 희생자들을 기리는 동시에 낙관주의의 상징으로서 파리 시민들이 테러라는 비극을 극복하는 것을 돕자는 의도로 디자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작품은 현재 독일에서 제작 중으로, 파리 도심의 현대미술 전시장인 '팔레 드 도쿄'와 인접한 파리시립현대미술관 밖에 설치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서한에 서명한 이들은 해당 조형물을 "간접광고"라고 비난하면서 축구경기장 스타드 드 프랑스나 바타클랑 극장 등 파리 연쇄 테러 현장과는 관계도 없는 멀리 떨어진 곳에 설치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또 이번 조형물 제작 비용 300만 유로(약 39억3천만원)는 민간 후원자가 지원했지만, 스테인리스와 알루미늄으로 된 이 조형물을 지지하기 위해 지반을 강화하는 작업에는 세금이 투입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서한에는 현대미술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영화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 프레데릭 미테랑 전 문화부 장관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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