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연구팀, 식물 성장촉진 호르몬·수용체 제작 성공
식물 성장 메커니즘 규명, 성장촉진제 응용기대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연구팀이 식물 성장촉진 호르몬 '옥신(auxin)'과 옥신이 활동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 '수용체'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뿌리와 줄기 형성 등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도리이 게이코(鳥居啓子) 나고야(名古屋)대학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23일 자 영국 과학지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전했다. 인공적으로 만든 옥신과 수용체를 특정 조직이나 기관에 작용하도록 할 수도 있어 식물의 성장촉진 등에 응용이 기대된다고 한다.
옥신은 식물의 성장촉진 작용을 하는 호르몬이다. 진화론으로 유명한 찰스 다윈이 130년 이상 전에 존재를 예언했다. 줄기가 빛이 비치는 방향, 뿌리가 중력 방향으로 자라는 현상과 뿌리 갈라짐, 꽃눈 형성 등에도 관여한다. 단순한 화합물이 어떻게 여러 가지 작용을 하는지 아직 풀지 못한 비밀이 많은 존재다.
연구팀은 분자구조에 천연상태에는 없는 돌기를 가진 인공 옥신과 돌기가 결합하는 열쇠 구멍 같은 구조를 가진 수용체를 만들었다. 이 수용체를 집어넣은 애기장대에서 실험한 결과 여러 개의 곁뿌리가 생기거나 새싹이 빛을 찾아 빠르게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용체를 특정 조직이나 기관에만 집어 넣는 것도 가능하다.
반면 천연 애기장대는 인공 옥신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따라서 자연 생태계를 해칠 우려는 없다고 한다.
도리이 교수는 "옥신은 모든 세포에서 만들어지지만, 이번 연구성과로 그 기능을 정확히 해석할 수 있는 시스템이 확립됐다"면서 "옥신의 기능을 규명하고 이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hy501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