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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16강 쾌거 정현 "이제 센터 코트도 작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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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16강 쾌거 정현 "이제 센터 코트도 작게 느껴진다"
22일 조코비치와 16강 격돌…"2년 전과는 많이 바뀌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선수로는 10년 4개월 만에 테니스 메이저 대회 16강에 오른 정현(58위·삼성증권 후원)이 "센터 코트도 작게 느껴진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정현은 20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6일째 남자단식 3회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에게 3-2(5-7 7-6<7-3> 2-6 6-3 6-0)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정현은 2007년 9월 US오픈 이형택(42·은퇴) 이후 10년 4개월 만에 테니스 메이저 대회에서 16강에 진출한 한국 선수가 됐다.
특히 세계 랭킹 4위를 물리치면서 앞으로 세계 정상급 선수로 커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게 됐다.
정현은 16강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와 상대할 가능성이 크다.
2016년 이 대회 1회전에서 조코비치를 상대로 0-3(3-6 2-6 4-6)으로 완패했던 정현은 2년 만에 설욕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다음은 경기를 마친 뒤 정현과 일문일답이다.




-- 5세트를 6-0으로 이겼는데 예상했나.
▲ 즈베레프와는 지난해 한 차례 대결했기 때문에 서로 잘 알고 있는 사이다. 하지만 그는 이미 정상급 선수인 데다 날씨도 더워서 힘들었다. 냉정함을 유지하고 긴장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 오늘 승리 요인이 됐다.
-- 4세트 도중 즈베레프가 심판에게 조명을 켜달라고 요구했는데.
▲ 잘 모르겠다. 그런 것도 경기의 일부다. 어두워진 것은 맞지만 나는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했다.
-- 즈베레프가 오늘 경기력은 톱 10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둘 다 좋은 경기를 했고 높은 수준의 기량을 보여줬다. 즈베레프와 함께 경기하게 돼 기뻤다.
-- 한국에서 팬들로부터 사인 요청을 받을 정도의 스타인가.
▲ 그렇지는 않다. 몇 년 전에 비해 다소 나아졌지만 아직 테니스는 한국에서 인기 스포츠가 아니다. 경기장에서는 가끔 사진을 찍자고 요청하는 분들이 계시다.
-- 여성 팬들의 연락이 많이 오지 않나.
▲ 아니다.
-- 여자 친구는 있나.
▲ 아니다.
-- 여자 친구를 만드는 것이 좋지 않겠나.
▲ 아니다.



-- 작년 11월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우승 이후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 지난해 마지막 대회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올해 출발이 좋은 것 같다.
-- 오늘 여자단식에서는 일본 선수인 나오미 오사카가 16강에 올랐는데.
▲ 나오미도 기량이 좋은 선수이고 친구로 지내고 있다. 나도 여기에 멈추지 않고 더 올라가고 싶다.
-- 다음 상대가 노바크 조코비치가 될 가능성이 크다.
▲ 2년 전에 이 대회 1회전에서 만난 적이 있다. 다시 만나게 되면 그때와는 조금 새로운 느낌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2년 전과는 서로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저도 선수로서 기대된다.
-- 시력이 안 좋다고 들었는데 어느 정도인가.
▲ 0.6 정도 된다. 안경을 쓰지 않고는 테니스 경기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
-- 넥스트 제너레이션 우승 이후 이번 시즌을 어떻게 준비했나.
▲ 태국 방콕에서 일본의 니시오카 요시히토 등 좋은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다. 3주 정도 더운 날씨에서 훈련했는데 이곳 멜버른 날씨와 비슷한 것 같다.
-- 지금 멜버른에 함께 와 있는 팀은 몇 명인가.
▲ 부모님과 형, 코치 2명이 함께 있다.
-- 한국 음식을 좀 먹었나.
▲ 경기 전날엔 중국 음식을 먹는다. 한국 음식은 다소 무겁게 느껴진다.




-- 한국 선수로 10년여 만에 메이저 16강에 올랐는데 생각보다 빠른 편인가.
▲ 제가 여기까지 오는데 고생한 시간을 생각하면 빠르다고 볼 수도 있는데 외국 선수들에 비하면 평균적인 것으로 볼 수도 있다.
-- 오늘 승리의 의미는.
▲ 지금까지 고생한 보람을 느끼는 경기였다. 새로운 팀(코치) 등 환경에 잘 적응하는 것 같아서 좋고, 시즌 시작이 잘 되는 것도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시즌 시작이기 때문에 계속 집중해야 한다.
-- 새 코치인 네빌 고드윈 코치의 주문 사항은.
▲ 특별한 주문은 없었지만 지금까지 해온 대로 침착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또 서브가 좋은 선수를 만나서 에이스를 많이 내줄 때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최근 존 이스너 등 서브가 좋은 선수들과 경기를 통해 적응된 것 같다.
-- 최근 정신력이 강해졌다는 평가가 많다.
▲ 1, 2년 전만 하더라도 역전승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요즘은 코트에 서 있는 자체가 기분이 좋다 보니 승패를 떠나서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듯하다.
-- 2년 전에 조코비치와 경기 이후 또 센터 코트에서 경기했다.
▲ 그때는 코트가 크게 느껴졌는데 오늘은 오전에 연습하러 들어가면서 '이렇게 코트가 작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도 더 마음 편하게 치를 수 있었다.
-- 네트 플레이도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 몇 년 꾸준히 연습한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도 기회가 오면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려고 마음먹었다.
-- 팬들에게 인사한다면.
▲ TV로 보신 분들이나 직접 오셔서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또 그것에 맞게 보답을 해드린 것 같아서 선수로서 기분이 좋다. 아직 대회가 안 끝났기 때문에 계속 응원해주시기를 바란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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