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나발니 "푸틴-이탈리아 야당, 긴밀히 연계"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는 인물로 최근 대선 후보 등록이 좌절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1)가 푸틴과 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당, 제1야당 오성운동이 긴밀히 연계돼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나발리는 18일 이탈리아 뉴스통신 ANSA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정권과 이탈리아 정당 사이의 관계는 비이성적이고, 상당히 짜증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어, 극우 정당 동맹당의 경우 푸틴을 흠모하고, 푸틴 역시 동맹당을 상당히 좋아한다"며 "그들의 사상이 완전히 반대라는 점에서 이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동맹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작년 3월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 러시아 집권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과 협약을 맺고 국제관계, 경제, 청년 정책 등에서 협력하기로 하는 등 친(親)러시아 인사로 분류된다.
그는 또 "오성운동이 푸틴에게 호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에도 유감"이라며 "오성운동의 철학에 비췄을 때 오성운동은 푸틴을 증오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30% 안팎의 지지율로 이탈리아 단일 정당 중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오성운동은 이탈리아의 이익을 우선 시 하는 외교 정책을 펼치는 차원에서 집권 시 대(對) 러시아 제재 해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나발니는 이어 "이탈리아는 푸틴의 올리가르히(신흥재벌)가 아니라 러시아 국민의 친구가 돼야 한다"며 "이탈리아는 신흥재벌의 더러운 돈의 주요 행선지라는 점에서 이탈리아가 (러시아)개인에 대한 제재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변호사 출신 반부패 운동가에서 푸틴에 반기를 든 대표적 야권 정치지도자로 변신한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푸틴 정부를 "봉건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푸틴은 종신형 대통령 방식으로 권력을 유지하는 쪽을 택했고, 러시아 경제의 85%를 장악하고 있는 족벌에 기초를 둔 봉건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오늘날 러시아에서 독자적인 정치 활동은 위험을 수반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러시아의 미래를 건설하는 데 참여하기 위한 권리를 위해 싸움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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