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행 준비 'EU탈퇴법안' 영국 하원 통과
여당 일부 반란으로 메이 총리에 두 차례 타격 후 통과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유럽연합(EU) 탈퇴를 위한 법제정비 법안인 'EU탈퇴법안'이 영국 하원을 통과했다.
영국 하원은 17일(현지시간) 밤 정부 제출 'EU탈퇴법안'을 찬성 324표, 반대 295표로 가결했다. 이로써 법안은 하원 심의단계를 마치고 상원의 심의단계로 넘겨졌다.
법안은 ▲1972년 유럽공동체법을 폐기하며 EU 법을 영국 법으로 전환하고 ▲내각에 EU탈퇴협정을 이행하는 행정명령 권한을 부여하고 ▲EU법에 따라 만들어진 공통의 영국 체계들을 영국 법에 복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다만 법안은 집권 보수당 일부 의원의 반대에 부닥쳐 원안에서 두 차례 수정이 이뤄진 가운데 통과됐다.
내각의 행정명령 권한과 관련해 의회가 다른 법안을 통해 탈퇴조건 이행을 가결한 경우에만 내각의 행정명령 권한 사용을 허용하는 수정안이 지난해 12월 가결됐다.
즉, 영국과 EU가 브렉시트 협상에서 타결할 최종 합의안을 놓고 의회 표결이 열린다는 법적 보장을 둔 것이다.
형식적으로는 '행정명령 권한'을 둘러싼 논란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브렉시트 협상 최종 합의안을 놓고 의회가 "의미 있는" 결정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요구를 둘러싼 논란이었다. 결국 보수당 일부 의원들이 야권에 동조하면서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패배를 안겼다.
메이 총리는 최종 합의안에 대해 의회는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 양자택일하는 표결'을 제시했지만 의회의 거센 반발을 넘어서지 못했다.
또한 메이는 브렉시트 날짜를 2019년 3월29일로 못박은 것은 스스로 손발을 묶은 채 EU와 협상하는 꼴이라는 여권 일부와 야권의 주장을 수용했다.
메이는 "아주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가능한 한 아주 짧은 기간에서만" 내각에 날짜를 고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고 의회에 동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브렉시트 이행을 준비하는 기본법 성격인 이 법안의 하원 심의과정에선 무려 500개에 달하는 수정안들이 나오기도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하원을 통과했다.
하지만 임명직인 상원에서도 수많은 반대 의견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다만 상원이 하원의 견해와 다를 경우 궁극적으로는 선출직인 하원의 결정을 존중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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