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설정도 가능"…평일 시청률 최강자 KBS '내 남자의 비밀'
20% 넘기며 절정 치달아…꼬이고 꼬인 막장 스토리로 강한 극성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불가능은 없다. 어떤 설정도 가능하다. 시청자는 또 어떤 비밀이 밝혀질까 침을 꼴깍 삼키며 집중한다.
덕분에 시청률 20%를 넘어섰다. 평일 시청률 최강자다. 톱스타가 즐비하지만 시청률 10%가 어려운 밤 10시 미니시리즈 드라마들의 코를 단번에 납작하게 만든다.
KBS 2TV 저녁 일일극 '내 남자의 비밀'이 막장 요소를 한껏 살린 강렬한 극성을 과시하며 매일 저녁 8시 가가호호 보는 최고 인기 드라마로 떠올랐다.
◇ 시청률 20%…'콩가루 집안'의 막장 스토리
'내 남자의 비밀'은 새해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지난 1일 처음으로 20%를 돌파한 이래 10일과 17일에도 20%를 넘어섰다. 지난해 9월18일 15.1%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이후 평일 시청률 최강자로 올라서며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다.
드라마는 꼬일 대로 꼬인 '콩가루 집안'의 막장 스토리를 그린다. 출생의 비밀이 동시다발로 터지고, 입양과 파양, 아동 유기, 살인과 바꿔치기, 감금과 거짓말 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대개 막장 드라마라고 해도 출생의 비밀은 한 건만 등장하는데, '내 남자의 비밀'은 무려 4명이 출생의 비밀을 안고 있다. 또 이로 인해 이들의 가족관계는 입이 쩍 벌어질 만큼 꼬인다. '설마 이렇게까지는 안 쓰겠지' 싶은 설정마저 등장하니 시청자는 "기가 막힌다"면서도 어디까지 가나 보자는 심정과 호기심으로 속절없이 이 막장 스토리에 빠져들고 있다.
출발은 '왕자와 거지'였는데, 왕자와 거지가 나란히 두 명의 여성과 엮이면서 '복잡성'을 높인 드라마는 알고 보니 왕자와 거지가 어린 시절 헤어진 쌍둥이였다는 폭탄을 17일 터뜨리며 끝 모르게 질주하고 있다. 그사이 거지가 왕자를 살인교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제작진은 이 드라마에 대해 "따뜻한 가족애, 사랑이 넘치는 가족드라마"라고 소개했지만, 말도 안되는 일이 계속해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다. 하지만 그러한 자극적인 이야기가 묘한 중독성을 발휘하면서 매일매일 시청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 송창의 1인2역 극의 중심잡아
'내 남자의 비밀'은 '흙수저'가 외모가 닮은 재벌 3세의 역할 대행을 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됐다. 송창의가 '흙수저'인 '한지섭'과 재벌가 손자 '강재욱'을 동시에 연기하는데, 한지섭과 강재욱 모두 가정이 있어 일이 꼬이고 꼬인다.
송창의가 열등감과 욕망에 휩싸인 한지섭, 자신감 넘치고 오만한 강재욱을 오가며 펼친 연기는 극의 중심을 잡으며 시청률 상승을 견인했다. 그는 강재욱이 기억을 모두 잃은 채 노숙자 신세로 발견되고 이후 결국 사망하는 과정은 '제3의 길'로 소화해내며 다채로운 연기를 펼친다.
여기에 이휘향과 박정아가 '악의 축'인 '위선애'와 '진해림'을 맡아 온갖 거짓말과 모략을 꾸며내는 일을 무한 반복하고, 이덕희가 모성애라는 이름으로 선과 악을 오가는 인물 '박지숙'을 맡아 이들과 보조를 맞춘다.
이 드라마 속 '엄마'들은 저마다 자신이 배 아파 낳거나 가슴으로 키운 아이에 대해 거짓말을 한다. 또 아이를 이용해 복수를 하거나 탐욕을 채우려고 한다. 그런 거짓말과 욕심이 충돌하면서 막장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이 드라마는 종영까지 한달 남짓 남았다.
정성효 KBS드라마센터장은 19일 "이제는 막장이라기보다는 이러한 이야기 구조가 하나의 장르로 안착이 된 것 같다"며 "남미 지역 텔레노벨라처럼 극성이 높고 센 이야기를 보려는 시청자들의 욕구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그래도 KBS로서 지나치게 반인륜적이거나 자극적인 것들은 주의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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