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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전속결' 평창 남북단일팀…1991년 탁구·축구 단일팀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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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전속결' 평창 남북단일팀…1991년 탁구·축구 단일팀 어땠나?
대회 두 달 이상 앞서 합의…선수 선발·훈련도 체계적 진행
현정화 감독 "당시 전력 상승효과 냈다…철저한 준비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세계랭킹 1, 2, 3위 선수를 앞세워 9연패를 노리는 중국을 이기는 건 쉽지 않았지만, 남북단일팀이 힘을 모아 우승을 일궈냈다. 당시 교포 응원단의 열렬한 응원으로 안방에서 경기하는 것 같은 분위기도 남북단일팀 우승에 큰 힘이 됐다."
왕년의 '탁구여왕'인 현정화(49) 렛츠런 여자탁구단 감독은 18일 사상 첫 남북단일팀으로 출전했던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때 여자 단체전 우승 당시를 떠올렸다.
당시는 국제탁구연맹(ITTF)의 파격적인 지원과 남북 선수단의 체계적인 준비도 우승에 한몫했다.
원래는 남녀 대표팀 각각 5명이 출전 엔트리이지만 ITTF는 예외적으로 남북단일팀에 10명씩 출전을 허용했다. 2개국의 엔트리로 한 팀을 꾸린 것이다.
선수 구성과 훈련도 평소 세계선수권을 준비하는 것 못지않았다.
세계선수권을 두 달여 앞둔 1991년 2월 12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체육 회담에서 단일팀 구성이 확정됐다.
선수 선발은 단일팀 추진기구에서 하기로 했다. 세계랭킹을 고려해 여자팀은 현정화, 홍차옥(이상 남측), 리분희, 유순복(이상 북측)이 뽑혔고, 남자는 유남규, 김택수(이상 남측), 김성희(북측) 등이 선발됐다.
단일팀 선수들은 일본 나가노와 나가오카, 지바 등 해외 전지훈련 한 달여를 포함해 46일간 합숙훈련으로 호흡을 맞췄다.
현정화 감독은 "당시 여자복식과 혼합복식에 5개 조가 모두 출전했기 때문에 선수들로선 큰 불만이 없었고, 팀워크도 나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지바 세계선수권에 이어 남북단일팀으로 참가한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도 철저한 준비가 8강 진출에 밑거름됐다.
대회를 한 달여 앞둔 5월 8일 잠실운동장, 같은 달 12일 북한 평양 능라도 경기장에서 두 차례에 걸쳐 남북 선수 18명 등 36명이 참가한 대표 선발전을 치렀다. 여기서 남북 9명씩 18명으로 남북단일팀을 꾸렸다. 당시는 남북의 경기력 차이가 크지 않아 선수들도 수긍했다.



남북단일팀은 그해 6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에 참가해 예선에서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는 등 1승 1무 1패, 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8강에서 브라질에 1-5 패배를 당했지만 8강 진출은 남북단일팀이 이룬 성과였다.
다음 달 9일 개막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한 여자 아이스하키가 참고할 만하다.
그러나 이번 평창 남북단일팀은 1991년 탁구·축구 단일팀과 비교해 준비 시간도 부족하고, 대표 선발 과정 등도 선수들과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일단 오는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주도로 진행되는 남북 체육 회담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출전 엔트리 확대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또 남측 감독이 선수 선발에 전권을 행사하기로 합의해 우리 선수들의 피해는 다소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현정화 감독은 "아이스하키는 단체 종목이기 때문에 탁구보다 더 높은 조직력을 요구한다"면서 "대회까지 시간이 촉박하지만, 남북단일팀 구성이 합의된 만큼 모두가 마음을 열고 전력을 극대화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chil881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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