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심사위원 5명 새로 선정…당사자 소송·기존 심사위원 반발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전남대학교가 국악학과 전임교원 공채 과정에서 최종 면접 대상자를 선정했다가 '불공정'을 이유로 재심사를 강행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종 면접 대상자로 선정된 당사자는 물론 기존 심사위원들도 재심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남대는 18일 예술대학 국악학과 가야금병창 교수 공모에서 기존에 1차를 통과한 후보 3명을 대상으로 1단계 연구실적물심사와 2단계 공개강의와 실기 등 전공 심사를 다시 벌인다.
전남대는 이번 재심사를 위해 기존 심사위원 대신에 다른 대학 국악 관련 교수 5명으로 심사위원회를 다시 구성했다.
이번 전공 심사 결과가 나오면 최종 합격자를 대상으로 다음 주 중에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
애초 심사에서는 광주시 무형문화제 제18호 가야금병창 보유자인 A씨가 1차와 2차 심사를 통과해 단독으로 최종 면접 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대학 공채공정관리위원회는 기존 심사가 불공정했다고 판단해 면접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재심사를 결정했다.
이는 2차 심사에서 탈락한 다른 응모자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 같은 대학 측의 재심사 진행에 대해 애초 최종 면접 대상자로 선정된 A 씨와 심사위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국악학과 교수가 포함된 기존 심사위원들은 "대학 본부 공채공정관리위원회가 심사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재심을 결정했다고 하는데 어떠한 부분이 공정하지 못했는지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재심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심사위원장인 B 교수는 "공정관리위원회의 구성원들은 음악에 관련해 비전공자들인데 어떠한 음악적 지식과 변별력을 가지고 재심을 결정했는지 매우 의문이 든다"며 "이번 재심 결정은 학교본부가 승인한 공채 심사위원들의 고유한 심사 권한과 도덕성을 침해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애초 최종 면접 대상자로 선정됐던 A 씨는 "소송 과정의 입장을 고려해 재심사에는 참여하지만, 재심사에 참여하는 새로운 심사위원들이 모두 특정 인사가 위촉한 사람들이어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대학 측이 재심사를 결정하자 광주지방법원에 '재심 결과 무효 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전남대는 이번 임용 후보자를 3월 1일 자로 임용하기 위해 늦어도 이달 안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된다.
전남대 관계자는 "공채공정관리위원회가 모든 심사 과정의 데이터와 배점 내용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논의한 결과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재심사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공정한 심사를 위해 다른 대학 전공자들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임용 후보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js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