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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도 가상화폐 '몸살'…서울대 커뮤니티에 전용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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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도 가상화폐 '몸살'…서울대 커뮤니티에 전용 게시판
고려대 커뮤니티도 '코인게시판' 신설…"한탕주의 빠질 수 있어"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가상화폐 9개월, 전 한강 갑니다.", "지방선거 전까지 절대 거래소 폐쇄 못 함.", "지금이라도 빼야 할까요?"
일반 누리꾼이 흔히 접할 수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아니다. 서울대 재학생과 졸업생만 실명 인증 후 가입할 수 있는 서울대생 전용 인터넷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최근 올라온 것들이다.
17일 서울대 재학생 등에 따르면 스누라이프에는 지난 11일 '재테크 게시판'이 신설됐다. 게시판이 마련되자 가상화폐 관련 글 200여 건이 우후죽순처럼 올라왔다.
이 게시판에 올라온 글은 '부동산', '주식채권파생', '암호 화폐', '일반' 등 4개의 카테고리로 나뉘는데 대부분이 '암호 화폐'로 분류돼 있었다. 사실상 가상화폐 전용 게시판인 셈이다.
글을 살펴보니 '흥미로운 코인별 세계 거래량 분포', '거래소 추가 상장 예정 코인' 등 실시간 변하는 가상화폐 관련 정보를 공유하거나 투자 조언을 구하는 요청이 많았다.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한 16일에는 '20일까지 차트 안보겠다', '하락장 오래 가네요', '가상화폐 하다 잃은 자의 소회' 등 부정적인 글도 눈에 띄었다.
스누라이프 운영진은 "최근 많은 사람이 투자, 주식, 부동산 등에 대한 글을 모아 볼 수 있는 게시판 신설을 요청해 만들게 됐다"고 재테크 게시판을 만든 배경을 설명했다.
고려대생 전용 인터넷 커뮤니티 '고파스'에도 최근 가상화폐 관련 글을 올리는 게시판이 추가됐다.
고파스는 지난 10일 '주식/재테크 게시판'을 '코인/주식 게시판'으로 개편했지만, 가상화폐 관련 글이 집중적으로 올라오면서 엿새 만인 16일 아예 '코인 게시판'을 새로 만들었다.
고파스 운영진은 "익명 게시판에 코인 관련 게시물이 과도하게 많아 불편하다는 이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게시판을 개편했다"고 밝혔다.
이 게시판에도 '코인이 이렇게 망할까', '지금 사지 맙시다' 등 가격이 급락한 가상화폐 시장 상황을 알리는 글이나 '코인 투자 비법' 등의 정보성 글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대학생들이 익명으로 학내 혹은 사회 이슈를 놓고 자유롭게 토론하거나 대학 생활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활용돼 온 커뮤니티가 가상화폐 관련 글로 '점령'되다시피 한 것은 최근 대한민국을 강타한 '가상화폐 열풍'이 대학가에도 깊숙이 번진 것을 보여주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가상화폐는 투자가 아닌 투기'라며 전용 커뮤니티에 따로 게시판을 만드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고강섭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가상화폐 관련 글들을 커뮤니티에서 자주 접하게 되면 소액으로 거액을 만들 수 있다는 한탕주의 환상에 빠질 수 있다"며 "취업난 등으로 돈을 벌기 어려운 사회 구조 속에서 대학생들이 가상화폐 투자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p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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