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묻지마세요"…한국당, PK 민심 부여잡기
홍준표 "좌파에 현혹되지 말고 하나 되자" 지방선거 지지 호소
"북한의 '평창올림픽 정치쇼'에 문재인 정권 같이 놀아나"
(부산·울산=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과거를 묻지 마세요. 장벽은 무너지고 강물은 흘러 어둡고 괴로웠던 세월도 가고…나애심 노래를 보면 한국당 형편과 같습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15일 부산과 울산을 방문해 신년인사회를 열고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부산·경남(PK) 지역의 지지를 호소했다.
부산·울산을 비롯한 낙동강 벨트는 과거 보수 지지층 표밭이었지만, 최근에는 각종 여론조사 지표상 여당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 한국당으로서는 반드시 사수해야만 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홍 대표가 가수 나애심의 노래 '과거를 묻지 마세요' 가사를 인용하며 보수 민심의 일치단결을 호소한 것은 김무성·이진복·장제원 의원 등 바른정당 복당파 의원들이 PK 지역에 대거 몰린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6·13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계로 나뉘어 보수 민심이 분열되면, 안 그래도 각종 여론조사 지표상 여당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난 낙동강 벨트를 '사수'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깔린 계산이다.
홍 대표는 이날 부산 벡스코와 울산 상공회의소 행사장을 가득 메운 당원과 지지자들 앞에서 PK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각별한 지지를 당부했다.
홍 대표는 "부산은 산업화·민주화의 성지"라고 추켜세우며 "부산 시민들이 더 이상 좌파에게 현혹되지 말고 지방선거에서 자유대한민국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번 지방선거가 저들(여당)에게 넘어가면 자유대한민국이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변하게 될 수 있다"며 "내 편 네 편 가리지 말고, 과거를 따지지 말고 모두 하나가 돼 부산을 사수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부산 신년인사회에는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김무성 의원도 참석해 이목을 끌었다. 일부 당원들 사이에서는 김 의원을 두고 '배신자'라는 원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김 의원은 "제가 지은 죄가 많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겠다"고 인사했다.
홍 대표도 "친박(친박근혜) 핵심 인사들도 정리했고, 이제는 새로운 사람들이 뭉쳐서 서로 과거를 묻지 말고 하나가 되어 사회주의 국가로 만들려는 좌파 문재인 정부를 척결해야 한다"며 "지금부터 결집하면 부산 선거를 압승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산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는 박맹우(울산 남구을) 의원과 김기현 울산시장을 거론하며 '기 살리기'에 나섰다.
홍 대표는 김기현 시장을 두고 "싹싹하고, 머리 좋고, 서민들 마음을 안다"며 "이런 광역단체장만 있으면 대한민국 곳곳이 다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문재인 정권이 추진하는 북한과의 '화해모드'에 대해서는 "북한의 위장 평화공세에 정부가 호응하고 있다. 북핵 완성을 석 달 남겨둔 '마지막 평창올림픽 정치쇼'에 정부가 같이 놀아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영화 1987을 보고 눈물을 훔쳤다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국민 상대로 쇼하고, 영화 보고 대통령이 질질 운다. 지도자는 돌아서서는 울어도 눈물을 보여서는 안 된다"며 "대국민 쇼로 상황을 넘기는 것은 소통 정권이 아니라 '쇼통 정권'"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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