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발 아파트값 급등?…과천 분양가 3.3㎡당 3천만원 넘나
과천 주공 7-1, 2·6단지 등 분양 줄이어…조합 "3.3㎡당 3천만원 초반 희망"
강남 개포 주공8단지도 3월 대기…'분양가 상한제' 카드 나올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김연정 기자 =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부터 과천 재건축 단지와 강남권 아파트 분양이 줄이을 예정이어서 집값 상승에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역대 최고가 분양 가능성이 큰 서울 용산 나인원 한남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가 한달 반 동안 분양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 분양에 들어가는 과천 주공7-1단지의 3.3㎡당 분양가가 3천만원에 달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정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분양에 들어가는 과천 주공7-1단지 재건축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은 분양가가 3.3㎡ 3천만원 안팎에 책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측에서 3.3㎡당 3천만원 초반을 제시한 가운데 주택보증공사와 사전 심의를 통해 금액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과천시 아파트의 현재 3.3㎡당 시세가 3천323만원에 달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현재 서울 강남 4구와 과천시를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 분양보증을 신청하는 사업장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평균 분양가 또는 매매가의 110%를 초과하거나 ▲ 최근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의 최고 평균가 또는 최고 분양가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과천에서 가장 최근에 분양한 아파트는 지난 2016년 5월 분양된 '래미안 센트럴스위트'(주공 7-2단지 재건축)로 3.3㎡당 분양가가 평균 2천678만원이었다. 이와 비교해 현재 과천의 시세와 조합이 요구하는 분양가는 20% 이상 높은 셈이다.
과천 주공7-1단지의 분양가는 올해 이 일대 분양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3월에 분양되는 과천 주공2단지를 비롯해 연내 분양 계획이 잡힌 주공6단지, 주공 12단지, 현재 소송 진행으로 분양시기가 늦춰지고 있는 과천 주공1단지 등에 줄줄이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최근 서울 강남을 비롯해 분당·판교·과천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자칫 '과천발(發)' 고분양가 논란이 확산하지 않을까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이미 오는 3월 분양예정인 과천 주공2단지의 경우 시장에선 조합이 3천100만∼3천200만원 안팎의 분양가를 검토중이라는 소문이 나온다.
과천 주공1단지는 지난해 시공사로 선정된 대우건설이 조합에 3.3㎡당 3천300만원의 일반분양가 보장해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과천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7-1단지가 과천 최초로 분양가를 3.3㎡당 3천만원 이상 받을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안 그래도 과천은 재건축 단지가 많아 최근 집값이 껑충 뛰었는데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면 시세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과 GS건설 공동 사업인 강남 개포 주공8단지 신축 사업의 분양가도 변수다. 이 아파트는 분양시기가 올해 1월에서 3월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지난해 9월 강남구에서 분양한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옛 개포시영아파트) 3.3㎡당 분양가가 평균 4천160만원으로, 이 금액이 보증공사의 평가 지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역대 최고가' 분양이 될 것으로 보이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은 시행사인 대신F&I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나인원한남의 분양보증 심사를 신청한 지 한달여가 지났지만 아직 심사에 진전이 없는 상태다.
기존에 분양보증을 신청한 지 3일 정도면 승인 여부가 가려졌던 것과 비교하면, 나인원한남의 분양보증 심사 여부에 정부와 보증공사가 그만큼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시행사인 대신F&I는 이 아파트 전용 206㎡(170가구)와 전용 244㎡(93가구)의 분양가를 3.3㎡당 5천600만원에 책정했고 '듀플렉스(101평형·43가구)는 3.3㎡당 6천900만원으로 결정했다.
기존에 HUG에서 보증심사를 받은 아파트 중 최고 분양가 기록을 가진 성수동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의 3.3㎡당 4천75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분양승인이 난다면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을 다시 쓰는 것이다.
대신F&I는 당초 3.3㎡당 분양가가 1억원을 넘을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었던 나인원한남의 슈퍼펜트하우스(3가구)와 펜트하우스(26가구)에 대해 분양보증 신청을 하면서 분양가 책정을 HUG에 전적으로 맡기기로 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역대 최고 분양가 승인이 부담스러운 HUG와 현재 책정한 분양가를 큰 폭으로 조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대신F&I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아 분양보증 심사가 교착상태에 빠졌다.
HUG 관계자는 "아직 협의중인 단계로 분양승인 거절을 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신F&I 측은 "HUG와 협의를 통해 분양가 일부 조정을 거쳐 분양승인을 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라며 "일각에서 거론되는 후분양제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연초부터 과천과 서울 요지의 잇단 분양으로 집값 상승을 더욱 자극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고분양가 책정 조짐이 보일 경우 곧바로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발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강남이든, 과천이든 재건축 조합이 자칫 분양가 상한제 시행의 불씨를 제공하게 될까 봐 모두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라며 "대체로 과도하게 높은 분양가는 지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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