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연정 협상안 사민당 승인 '빨간불'…반발 잇따라(종합)
지도부, 설득작업 나서…작센안팔트주 사민당은 반대 결론
기민·기사 연합측, 재협상 가능성 일축…협상 타결에 56% 찬성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의 대연정 예비협상 타결을 놓고 사회민주당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아 당내 승인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사민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지난 12일(현지시간) 합의한 대연정 예비협상안을 놓고 21일 특별 전당대회를 열어 승인 절차를 밟는다.
이 때문에 사민당의 마르틴 슐츠 대표와 지그마어 가브리엘 외무장관 등 지도부는 예비협상 타결 후 곧바로 당내 설득작업에 착수했다.
애초 대연정 예비협상 자체를 반대해온 사민당 청년조직인 '유소스'가 즉각 합의 결과를 비판하는 등 당내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탓이다.
14일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와 슈피겔 온라인에 따르면 가브리엘 장관은 전날 열린 작센안할트주(州) 사회당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가브리엘 장관은 콘퍼런스에 참가한 120명의 대의원에게 28페이지의 합의문을 배포한 뒤 한 시간에 가까운 연설을 하며 설득에 나섰다.
그는 "합의안에 부족한 점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모든 것이 나쁘다고 해서는 안 된다. 많은 합리적인 방안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브리엘 장관의 이런 노력에도 작센안할트주 사민당은 투표를 통해 반대 입장을 정했다.
투표 결과에 구속력이 없고 특별 전대에서 투표권을 가진 작센안할트주 대의원이 6명에 불과하지만, 당내 파장은 상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헤센주(州)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의 사민당 내부에서도 회의론이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미하엘 뮐러 베를린 시장은 "결정적인 변화 없이 대연정을 이어가는 것은 나에게 확신을 주지 못한다"면서 "같은 정책을 가진 같은 연정은 적절한 답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연정 예비협상 합의안에 대해 교육 투자 확대에는 찬성했으나 난민과 통합 정책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뮐러 시장은 대연정이 사민당의 승인을 받지 못해 재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州)의 랄프 슈테이그너 사민당 대표는 일요신문 벨트 암 존탁 인터뷰에서 고용계약 문제에서 충분히 사민당의 문제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사민당 내부에서 합의안에 대한 불만이 폭주하자 기민·기사 연합 측은 재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율리아 클뤼크너 기민당 부대표는 트위터에 "우리는 신뢰가 필요하다. 모든 타협은 일괄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한편 일요신문 빌트 암 존탁이 여론조사기관 폴스터 엠니드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6%가 예비협상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사민당이 내부적으로 협상 결과를 승인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60%였고, 반대는 30%였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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