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캄보디아 투자 확대에 '영향력 커질라' 우려 목소리
"경제개발 좋지만, 장기적으로 중국 종속될 것" 지적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이 캄보디아에 대한 투자와 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그로 인해 캄보디아 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11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열린 제2회 '란창(瀾滄)-메콩강' 협력회의(LMC) 정상회담에서 LMC 참여국들과의 협력 사업에 70억 위안(1조1천484억 원)의 양허성 차관을 주겠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또 생산능력 제고와 장비제조 분야 협력 증진을 위해 50억 달러(5조3천195억 원)의 신용공여 한도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LMC는 중국과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이 동남아의 젖줄로 불리는 메콩강 유역을 중심으로 개발 사업을 벌이는 지역 협력체다.
메콩강은 중국 티베트에서 발원해 윈난(雲南) 성을 거쳐 이들 동남아 5개국을 흐르는 총 4천800㎞의 대하천으로, 중국은 이를 란창 강이라고 부른다.
그동안 중국은 LMC 참여국들에 100억 위안(1조6천405억 원)의 양허성 차관 제공 등 사회기반시설 개발을 위한 각종 자금을 지원했다.
중국의 신규 자금 지원은 메콩강 유역 국가들과의 경제 유대 강화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추진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외교적 입지도 넓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LMC 정상회담 기간에 중국은 동남아의 대표적 우군인 캄보디아의 항구와 고속도로 등 사회기반시설 건설과 농업 개발 등에 수억 달러를 투자하는 19개 협약을 체결했다.
중국은 20억 달러(약 2조2천억원)를 투자해 수도 프놈펜에서 휴양 도시 시하노크빌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또한, 프놈펜에 신공항을 조성하고, 대규모 송전 설비 건설과 고품질 목재 생산을 위한 숲 조성에도 나서기로 했다.
중국은 앞으로 3년간 선천성 심장 질환을 앓는 캄보디아 어린이 100명에게 무료 수술도 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캄보디아 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는 크메르 어와 영어에 이어 중국어로 된 간판과 도로 표지판이 곳곳에서 보일 정도로 중국 영향력의 흔적이 확연하다.
더구나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캄보디아 내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을 계속하자, 이를 싫어하는 캄보디아 정부가 인권 문제에는 신경 쓰지 않는 중국과 교류를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캄보디아 정치 평론가인 비락 오우는 "캄보디아와 중국의 관계가 이러한 속도로 계속 발전하면 10년 이내에 우리는 곤경에 처할 수 있다"며 중국이라는 경제 대국의 영향력에 빠져드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캄보디아 정부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느 국가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적인 외교 노선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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