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둔 베트남 임금·보너스 진통…한국 업체 야반도주도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베트남에서 '뗏'(Tet)으로 불리는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현지에 진출한 일부 한국 업체의 임금 미지급 등 근로자 처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중 한 중소업체 대표가 임금을 체불하고 야반도주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까지 나오면서 베트남에 대한 최대 외국인 투자국인 한국의 이미지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베트남 언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남부 경제도시 호찌민의 외곽에 있는 한국 섬유업체 N사의 대표가 월급을 주지 않고 약 2주일 전에 잠적하자 근로자 600여 명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1주일 넘게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 업체는 직원 급여와 사회보험료 등 총 135만 달러(14억 원) 가까이 체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근로자인 껌 장(25)은 자신과 동료들이 각각 308달러(33만 원)가 넘은 작년 12월 급여를 아직 받지 못했다며 월세와 아기 보육비 마련이 난감하다고 온라인매체 VN익스프레스에 말했다.
베트남 중부 지역에 있는 한국 의류업체 P사의 근로자 6천여 명이 '뗏 보너스'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12일 파업을 벌였다.
이들 근로자는 1년 이상 근무자에 대해 뗏 보너스 100%를 지급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서에 명시돼 있지만, 회사 측이 50% 지급 계획만 밝혔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한국 의류업체 M사의 근로자 600여 명은 추가 근무 수당과 보너스 지급을 요구하며 파업을 했다.
한 한국인 주재원은 "베트남에 많이 진출한 섬유·의류업체들 가운데 경기 부진과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는 곳이 나타나고 있다"며 "자금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설을 앞두고 야반도주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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