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조 안에 숨었다"…미사일 오경보에 소니오픈 골퍼들 혼비백산
3라운드 앞둔 아침에 경보 받고 대피 소동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미국 하와이에 탄도미사일이 날아든다는 경보가 실수로 발령되면서 하와이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 출전 선수들도 아찔한 시간을 보냈다.
하와이 현지 시간 13일 오전 8시 7분 하와이 주민과 체류객에게 탄도미사일이 하와이로 향하고 있다며 대피처를 찾으라는 '거짓 경보'가 발령된 시간, 골퍼들은 소니오픈 3라운드를 앞두고 대부분 호텔에서 아침을 맞고 있었다.
하와이 주 정부는 13분 후 "미사일 위협이 없다"고 발표했으나, 주민들에게 경보 취소 문자 메시지가 오기까지는 38분이 더 걸렸다.
그동안 선수들은 혹시나 날아올지 모를 미사일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미국 골퍼 존 피터슨은 트위터에 "아내, 아기, 친척들과 욕조 매트리스 아래에 있다"며 "제발 이 미사일 위협이 진짜가 아니었으면……"하고 기원했다.
J.J. 스펀(미국)도 "호텔 지하실에 있다"며 "라디오나 TV로 확인된 내용 좀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윌리엄 맥거트(미국)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도 가족들과 함께 대피처를 찾아 지하로 달려들었다.
소니오픈 트위터 계정도 "우리를 위해 기도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경보가 잘못된 것임이 알려지자 선수들은 안도감과 동시에 어처구니없는 실수에 대한 분노도 표시했다.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정말 엄청난 실수"라며 "모두가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오스틴 쿡(미국)은 "살면서 받아본 가장 무서운 경보였다"며 "다행히 실수였지만 작은 실수가 아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피터슨은 "어떻게 그런 (경보 전송) 버튼을 실수로 누를 수가 있느냐"고 기가 막혀 했다.
아찔한 순간이 끝나고 여유를 되찾은 선수들은 농담을 하기도 했다.
조너선 랜돌프(미국)는 트위터에 "보통 아침엔 알람시간을 몇 번이나 연장해서 더 자는데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며 북한을 향해 "진정하라"고 전했다.
스튜어트 싱크(미국)의 캐디 테일러 포드는 "아침에 등산하다 탄도미사일 경보를 받았다.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며 "오늘 오후 3라운드는 식은 죽 먹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 5분에 첫 조가 티오프한 소니오픈 3라운드는 미사일 오경보 소동에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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