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트럼프 '거지소굴' 발언엔 반발…"용납 안돼"
보츠와나는 미 대사 불러 항의…프랑스도 비판에 가세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거지소굴'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지자 아프리카 국가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아프리카 50여개국의 국제기구인 아프리카연합(AU)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사파키 마하마트 AU 집행위원장의 대변인인 에바 칼론도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정말 용납할 수 있는 행동과 관행에서 벗어났다"며 "미국에 사는 아프리카인뿐 아니라 아프리카 시민들을 아프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것은 굉장히 화나게 하는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아프리카 남부의 보츠와나 정부는 이날 자국에 주재하는 미국 대사를 불러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항의했다.
보츠와나 외교부는 트위터에서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불만을 표현하려고 미국 대사를 불렀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대륙의 옛 식민종주국이었던 프랑스 정부도 비판에 가세했다.
벤자민 그리보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이날 주례 국무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기근과 재난에 직면한 나라들을 언급할 때는 올바른 언어를 써야 한다"고 꼬집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공화·민주 의원 6명과 만나 이민개혁 해법을 논의하던 중 아이티 등 중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겨냥해 "우리가 왜 거지소굴(shithole) 같은 나라들에서 이 모든 사람이 여기에 오도록 받아줘야 하느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자 트위터에 "나에 의해 사용된 언어가 아니다"고 부인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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