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이틀째 '눈 폭탄'…눈길 사고에다 바닷길·하늘길도 막혀(종합)
제주산간 7시 현재 26.7cm…충청·호남·제주 대설특보, 전국 곳곳엔 한파특보
'눈 귀한' 부산·경남도 함박눈에 재난문자까지…"12일까지 최고 20㎝ 더 내려"
(전국종합=연합뉴스) 10일 전국이 한파와 폭설로 꽁꽁 얼어붙으면서 눈길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적지 않은 바닷길과 하늘길도 막혔다.
특히 대설특보가 발효 중인 충청과 호남 그리고 제주에 이틀째 많은 눈이 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현재 누적 적설량은 제주 어리목 26.7cm, 전남 함평 24.9cm, 전북 고창 23cm, 전남 영광 23cm·나주 22cm, 전북 정읍 19.5cm, 충남 서천 12.7cm 등이다.
현재 제주도 산지와 전남 무안·나주·영광·함평, 전북 정읍·고창에는 대설경보가 발효 중이다.
이외 제주 전역과 광주, 전남 15개 시군, 전북 5개 시군, 충남 서천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한낮에도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강추위까지 몰아치면서 제주와 부산·경남을 제외한 전국 곳곳에 한파특보도 발효됐다.
이틀 동안 눈이 쌓이면서 교통 통제와 크고 작은 눈길 사고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4시 42분께 호남고속도로 순천 방향 승주나들목 부근에서 화물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전복해 탑승자 2명이 다치는 등 전남에서는 이날 40건의 교통사고와 13건의 낙상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에서도 하루 동안 13건의 교통사고와 9건의 낙상 사고가 발생했다.
제주에서도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서귀포시 안덕면 골프장 앞에서 1t 트럭과 코란도 승용차 추돌을 시작으로, 총 15대가 눈길에 연쇄 추돌했다.
오전 0시 50분께 충북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경부고속도로 남이 분기점을 달리던 25t 트레일러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등 충북에서도 이날 자정부터 오전 9시까지 평소보다 5배 이상 많은 총 57건의 교통사고 신고가 접수됐다.
부산에도 이날 이례적으로 함박눈이 쏟아지면서 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시민들이 다치는 일이 잇따랐다.
좀처럼 눈이 쌓이지 않지만 이날은 눈이 0.7㎝ 쌓였고, 눈발이 굵어지고 도로 9곳이 통제되자 부산시는 긴급 안내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또 눈길에 시민들이 미끄러지는 사고가 속출하면서 6명이 다쳐 119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자체들은 이른 새벽부터 도심 주요 도로에 제설작업을 하고 주요 탐방로 출입을 통제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제주 산간에 대설경보가 발효되면서 한라산 입산이 전면 통제됐으며 산간 도로 운행도 일부 통제됐다.
광주에서는 무등산 인근을 지나는 1개 노선 버스가 단축 운행 중이며 7개 노선이 우회 운행하고 있다.
곡성 지방도 840호선 오곡 구성에서 죽곡 신풍 8.2km 구간 도로가 폭설로 막혔으며 무등산·지리산·월출산·내장산 등 탐방로 53곳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충남 서천 군도 2호선(판교 신동∼비인 남당리) 2.6㎞ 구간도 운행이 통제하고 있으며 산간 고갯길 등 일부 구간에서 버스 제한운행이 예상된다.
경북에도 최고 8cm의 눈이 쌓이면서 칠곡군 동명면 79번 지방도 한티재 인근 3㎞ 구간, 20번 군도 여릿재 2.2㎞ 구간 등 칠곡, 청도 일대 5곳의 교통이 통제됐다.
한겨울에도 눈이 잘 내리지 않는 경남 창원시에도 오전 한때 눈이 쏟아져 비상이 걸렸다.
오전 9시 20분부터 함박눈이 내리면서 잠깐 사이에 2㎝가량 눈이 쌓이자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기 시작했고 시내버스 운행이 지연되거나 일부 노선은 중단되기도 했다.
창원시는 경남도를 통해 오전 9시 48분께 '강설로 시내버스 운행 일시 중지 중'이란 긴급재난문자를 시민들에게 발송했다.
바닷길과 하늘길도 막혔다.
제주공항에는 윈드시어(난기류) 특보와 강풍 경보가 발효 중이며, 전날에 이어 이날도 광주와 여수 등 다른 지역도 항공편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9시 5분께 제주에서 광주로 가려던 아시아나 OZ8140편이 결항하는 등 오후 5시 현재까지 제주공항 항공편 30편(출발 15·도착 15)이 결항하고 94편(출발 36·도착 58)이 지연 운항했다.
오전 8시 40분 제주발 광주행 진에어 LJ592편은 광주공항 상공까지 갔다가 회항하기도 했다.
해상 파도와 강풍 탓에 제주에서 출항하는 여객선 운항도 모두 발이 묶였다.
이날 광주공항에서 제주와 김포를 오가는 총 38편 중 26편이 결항했고 국제선이 있는 무안공항은 14편 중 오후 1시까지 8편만 정상 출도착했으며 다른 항공편들은 김해·인천으로 회항하거나 결항했다.
목포권 21항로 44척(목포∼홍도 등), 여수권 7항로 8척(여수∼거문 등), 완도권 9항로 14척(완도∼여서 등) 모두 27항로 66척 운항이 통제됐다.
이날 오전 8시 10분 청주를 떠나 제주로 갈 예정이었던 대한항공 KE1951편 등 8편의 이륙이 15분∼1시간 지연되는 등 오전 시간 청주공항 항공편 운항도 다수 지연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륙은 내일 오전, 서해안은 12일 오전까지 최고 20cm 이상 눈이 더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내린 눈이 얼어 도로가 미끄러운 곳이 많겠으니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또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에도 차질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사전에 운항정보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장아름 강영훈 김소연 박영서 박정헌 박철홍 손대성 이승민 장영은 전지혜 차근호 최재훈 기자)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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