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도 개인정보 침해로 피소…中인터넷기업 정보수집 논란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중국의 IT 공룡들이 개인정보를 침해하고 있다는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8일 보도했다.
알리바바의 금융 계열사인 앤트 파이낸셜과 텐센트(騰迅·텅쉰) 홀딩스가 도마 위에 오른 데 이어 검색 엔진 업체인 바이두(百度)는 소비자 단체로부터 민사 소송을 당했다.
장쑤성(江蘇)성 소비자협회는 지난주 난징(南京) 중급인민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바이두가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취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두의 검색 앱과 모바일 브라우저가 사용자들의 통화를 모니터링하고 문자 메시지와 시스템 설정 등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공지하지 않았다는 것이 협회 측의 주장이다.
장쑤성 소비자협회는 사용자들에 대한 사전 공지는 법률로 정해진 것으로, 법원이 바이두 측에 시정 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바이두 측은 이에 대해 자사의 모바일 앱은 통화를 모니터링할 수 없으며 사용자의 위치, 문자 메시지, 주소록에 대한 접근은 합리적인 운영 범위에 있으며 사용자들로부터도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사용자들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후난(湖南)성의 류얀춘(22)은 바이두가 피소된 소식을 전해 듣고는 바이두의 새로운 앱들을 다운로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인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모바일 결제를 하기 위해서는 텐센트의 메신저 서비스인 위챗을 포함한 각종 앱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데 좌절감을 표명했다.
그는 "다소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하면서 "위챗이 내 정보를 수집하려 한다고 해도 이에 저항할 기회가 많지는 않다는 것이 솔직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차이나 마켓 리서치 그룹의 숀 레인 상무이사는 온라인에서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이 당국에 바로 노출될 수 있다는 인식이 네티즌 사이에서 높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텐센트도 개인정보를 침해하고 있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한 유력 기업인이 위챗에서 오가는 메시지들이 당국에 낱낱이 읽히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텐센트는 언론을 기피하는 성향이 농후한 기업이다. 하지만 지난주에는 이례적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목적으로 사용자들의 채팅 내역을 수집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공식 부인했다.
앤트 파이낸셜도 모바일 결제 앱인 알리페이의 사용자들에게 사과해야 했다. 사용자들이 2017년 연례 사용자 소비액 보고서를 클릭하면 자사의 신용평가 정보 서비스에 자동으로 등록되도록 설정이 된 것이 논란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한 사용자는 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중국에 프라이버시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기본적으로 벌거벗고 있는 셈"이라고 개탄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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