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간 시한부 인생' 76번째 생일 맞는 스티븐 호킹
탁월한 우주이론 넘어 현대의학사에도 신기록 작성
보조공학 도움으로 케임브리지대에서 왕성한 연구·글쓰기·강연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세계적인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는 오는 8일(이하 현지시간) 의학사에도 새로운 기록을 쓴다.
1963년 당시 21세의 나이로 전신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이른바 '루게릭병' 진단을 받아 몇 년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는 의료진의 예상을 깨고 8일 76번째 생일을 맞는다. 55년간 시한부 인생을 보낸 것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뉴스는 그의 생일을 하루 앞둔 7일 특별한 선물을 하기로 했다면서 매년 호킹 박사의 족적을 살필 수 있는 사진 '76장'을 공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호킹 박사의 학문적 성과는 루게릭병 진단을 받은 직후부터 꽃을 피우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1965년 케임브리지대 대학원에 진학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뛰어난 연구성과로 연구원과 교수 등을 거쳐 1979년부터 2009년까지 케임브리지대 수학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1663년 역사적인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이 이 보직을 맡은 적이 있어 호킹 박사는 그 계보를 잇는 물리학자로 손꼽혔다.
호킹 박사가 1988년 발간한 대중 과학서 '시간의 역사'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등극해 세계적으로 1천만 권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케임브리지대가 2009년 "호킹 박사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면서 "병원에서 검사받고 있다"고 밝히자 사람들은 '이제 끝났구나'라고 우려했지만, 호킹 박사는 위기를 극복했다.
현재 휠체어에 의지한 채 안면에 부착된 센서로 컴퓨터에 문자를 입력하고 이를 목소리로 바꾸는 방식으로 대화하는 호킹 박사는 여전히 연구를 수행하며 글을 쓰고, 강연하고 있다.
케임브리지대 응용수학·이론물리학 연구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호킹은 2006년 자신의 병에 대해 "일찍 죽을 것이라는 예상 속에 내 인생의 대부분을 살았다"면서 "그래서 시간은 나에게 언제나 귀중하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게 많고,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싫어한다"는 호킹은 지난해 존립이 위태로운 자선 버스 서비스를 유지하는 지역 캠페인에 참여했고, 슈퍼컴퓨터로 우주의 기원을 찾는 COSMOS 팀을 도왔다.
그는 또 지난해 11월 "지구의 종말이 머지않았다"면서 "불덩어리가 지구를 삼키기까지 600년도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영국 국민건강보험(NHS)의 민영화를 막기 위해 제러미 헌트 보건장관을 상대로 법적인 조치를 하겠다고 밝히는 등 사회문제에도 역동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케임브리지 뉴스는 그러나 호킹 박사가 생일을 어디서, 어떻게 보낼지 그리고 누가 함께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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