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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기대주] 쇼트트랙 최민정, 평창에서 '네 번의 애국가' 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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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기대주] 쇼트트랙 최민정, 평창에서 '네 번의 애국가' 울릴까
500m·1,000m·1,500m·3,000m계주 전 종목 세계랭킹 1위
여자 500m 한국 첫 올림픽 금메달로 사상 첫 올림픽 4관왕 도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중학생 최민정은 '괴물'로 불렸다.
가냘픈 체격의 앳된 여중생에겐 어울리지 않은 별명이었지만, 빙판 위에 서면 무서운 눈빛으로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는 최민정은 기이할 정도로 스케이트를 잘 타는 '쇼트트랙 괴물'이었다.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중학생 최민정은 고등학생 때 세계를 제패했고, 이제 대학생이 되어 생애 첫 올림픽인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애국가를 울릴 준비를 하고 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이다.
1998년 경기도 성남에서 태어난 최민정은 6살 때 가족들과 겨울방학 스케이트 강습을 받으면서 스케이트의 매력에 푹 빠졌다.
초등학교 때 본격적으로 선수생활을 시작했고 중학교 때까지 동계체전에서 줄줄이 메달을 수확하며 빙상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2014년 1월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언니'들을 모두 제치고 전 종목을 석권해 4관왕에 올랐다.

그해 소치올림픽에서 심석희라는 눈부신 신예를 발견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심석희보다 한 살 어린 '제2의 심석희'의 출현에 잔뜩 흥분했다.
'제2의 심석희'가 심석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고등학생이 된 최민정은 2014-2015시즌 처음으로 시니어 대표팀에 발탁됐고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 줄줄이 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5년 3월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하더니 이듬해 2연패에도 성공했다.
일찌감치 '쌍두마차'로 함께 묶였던 언니 심석희와 함께 최민정은 지난 4년간 한국 여자 쇼트트랙을 착실히 쌍끌이하면서 평창 무대까지 함께 도달했다.
두 선수는 평창에서 올림픽 2연속 2관왕의 전이경과 3관왕 진선유, 전종목 메달리스트 박승희 등 역대 쇼트트랙 여제들의 계보 잇기에 도전한다.

특히 최민정은 앞선 선배들이 아무도 하지 못한 여자 500m 금메달에도 도전한다.
세계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지만 쇼트트랙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 이후 한 차례도 여자 500m에선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전이경과 박승희가 동메달을 추가한 것이 전부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 3관왕인 진선유도 500m를 제외한 1,000m, 1,500m,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최민정 역시 1,000m와 1,500m가 주종목이지만, 500m에 특히 욕심을 냈다.
164㎝ 작은 체구의 최민정은 스타트가 중요한 단거리 종목을 공략하기 위해 근력 훈련에 집중했고 체중도 늘렸다.
그 결과 ISU 월드컵에서 세 차례나 500m 금메달을 가져왔다.
평창올림픽에서도 500m 정상에 오른다면 진선유를 뛰어넘어 한국의 올림픽 첫 첫 4관왕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쇼트트랙이 충돌과 실격 등 돌발 변수가 많은 종목이고, 동료이자 라이벌인 심석희를 비롯해 엘리스 크리스티(영국), 킴 부탱(캐나다) 등 경쟁자들의 도전도 거세지만 일단 이번 시즌 성적으로만 보면 최민정의 전관왕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최민정은 이번 시즌 네 차례의 ISU 월드컵 성적을 바탕으로 한 세계랭킹에서 500m, 1,000m, 1,500m 모두 1위에 올라있다. 3,000m 계주에서도 한국팀이 1위다.
평창에 맞춰졌던 시계대로 최민정이 컨디션을 더욱 끌어올린다면 쟁쟁한 선배들이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을 해낼 수도 있다.
생애 첫 올림픽을 한 달 앞두고 최민정은 진천선수촌에서 막바지 체력 훈련과 계주 훈련 등에 땀을 흘리고 있다.
인터뷰 요청에 도망 다니고 사진만 찍으면 무표정이 되던 수줍음 많던 '괴물 여중생'에서 전 세계 가장 빠른 여자 쇼트트랙 선수가 된 최민정은 한 달 후 평창에서 한국의 올림픽 역사를 새로 쓸 준비를 하고 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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