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만에 귀국한 신동빈, 한일 통합경영 기반 다졌다(종합)
日롯데·금융기관 관계자 만나 변함없는 협조·지지 당부
8일 새해 첫 출근…롯데지주 임원들과 신년하례식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지난해 말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직후 일본으로 출국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보름간의 긴 외유를 마치고 귀국했다.
신 회장은 연말연시를 일본에서 보내며 그동안 빡빡한 재판 일정 등으로 지친 심신을 추스르는 한편 일본 롯데, 금융권 관계자들과 만나 재판 결과를 설명하고 변함없는 협조와 지지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롯데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재판 직후 일본으로 출국했던 신 회장은 약 보름간의 일정을 마치고 이날 귀국했다.
이번 신 회장의 일본 체류는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2016년 6월 이후 가장 긴 일정이었다.
신 회장은 도쿄(東京) 도착 직후 장인의 장례부터 치러야 했다.
신 회장의 1심 선고공판 바로 전날인 지난달 21일 장인인 오고 요시마사(淡河義正) 전 다이세이(大成) 건설 회장이 타계한 까닭에 상주(喪主) 자격으로 같은 달 26일 발인까지 모든 장례절차를 주관했다.
신 회장의 장인상에는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소진세 사회공헌위원장, 민형기 컴플라이언스위원장, 이원준 유통 사업부문(BU)장, 이재혁 식품BU장, 송용덕 호텔·서비스BU장, 허수영 화학BU장 등 롯데 수뇌부들도 참석했다.
신 회장은 장인 장례절차가 마무리된 뒤 부인 오고 마나미(淡河眞奈美) 씨 등 가족들과 연말연시를 함께 보내며 휴식을 취하는 한편 일본 롯데 관계자들과도 만나 재판 결과를 설명하고 한국 롯데의 지주사 체제 전환과 호텔롯데 상장 계획 등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 고바야시 마사모토(小林正元)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일본롯데홀딩스 핵심 임원들과의 회동에 긴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본 롯데와 긴밀한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노무라증권과 미즈호은행, 스미토모은행 등 현지 금융권 관계자들과도 만나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유치 등에 대해 협의했다고 롯데는 전했다.
롯데는 상당 규모의 차입금과 투자를 한국보다 금리가 낮은 일본 금융권을 통해 유치하고 있어 지난 20여 년 동안 매년 일본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해왔다.
신 회장도 직접 참석하는 이 설명회에는 노무라증권, 미즈호은행, 스미토모은행 등 40여개 금융사가 초청된다.
지난해 7월 도쿄에서 열린 롯데 투자설명회에서 신 회장은 향후 롯데그룹은 투명한 지배구조 구축과 준법경영 강화를 통해 신뢰받는 기업으로 지속적 성장을 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또 한국과 일본 롯데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통합경영을 통해 아시아는 물론 세계시장 진출도 더욱 큰 경쟁력을 갖고 전개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실제 2015년부터 신 회장이 한일 통합경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수십 년간 정체됐던 일본 롯데의 실적도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으며 미래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 롯데는 지난해 약 320억엔(약 3천억원)을 투자해 초콜릿 중간원료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최근 일본에서 초콜릿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50여 년 만에 과감하게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일본과자협회에 따르면 2016년 일본 초콜릿 시장은 5년 전 대비 약 1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롯데는 이번 투자로 2019년 이후 초콜릿 생산능력이 지난해 대비 40% 이상 늘어나 매출 1천100억엔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일본 롯데 초콜릿류 매출은 720억엔 수준이었다.
또 일본 롯데아이스도 기존 우라와(浦和) 공장에 추가로 70억엔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신설하고 올해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2016년 기준 일본 롯데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266억엔을 기록하며 실적도 개선되는 추세다.
아직 공식 집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일본 롯데의 지난해 실적도 전년보다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 롯데의 격차가 2000년대 들어 크게 벌어지자 일본 롯데 임직원들은 다소 침체된 분위기였으나 2015년부터 본격화한 신 회장의 한일 통합경영으로 일본 롯데의 실적이 개선되고 투자가 확대되자 점차 활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일본에서 지주회사격인 롯데홀딩스와 투자·운용사인 LSI, 12개의 L투자회사(L1∼L12)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들 회사는 한일 롯데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 지분 99.28%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에서 경영현안을 챙기고 귀국한 신 회장은 8일 잠실 롯데월드타워 집무실로 새해 첫 출근해 지주사 주요 임원들과 신년 하례식을 갖고 올해 사업계획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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