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거짓말했다가…수원지검, 위증사범 47명 적발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한 위증사범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수원지검 공판송무부(이은강 부장검사)는 지난해 9월부터 넉 달간 위증사범 집중 단속을 벌여 47명을 적발, 이 가운데 14명을 불구속 기소, 24명을 약식 기소하고 나머지 9명에 대해서는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7일 밝혔다.
교도소 수감 중인 A씨는 다툼이 생긴 동료 수감자에게 뜨거운 물을 부어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범행 당시 상황을 목격한 다른 수감자 B씨에게 "법정에 증인으로 나오면 내가 일부러 물을 부은 게 아니고 실수로 그런 것이라고 진술해달라"고 요구했다.
B씨는 A씨 요구대로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했다. 검찰은 A씨가 출소 후 B씨를 접견하면서 전달한 메모와 편지를 조사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내고 A씨에게 위증교사, B씨에게는 위증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C씨는 부부싸움 도중 흉기를 들고 협박했다가 재판에 넘겨진 남편이 유리한 진술을 부탁하자 "남편이 칼을 들지는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에 남편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C씨가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을 법정에서 번복한 이유를 추궁, '인정에 못 이겨 거짓말을 했다'는 자백을 받아낸 뒤 C씨를 위증, 남편을 위증교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재판 도중 위증이 의심되는 사례를 취합한 뒤 위증수사 전담팀에 집중적으로 수사하도록 해 이번에 위증사범들을 적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위증은 사법질서를 교란시키고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어 국민의 사법불신을 초래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위증사범들을 엄단해 법정에서 쉽게 거짓말할 수 없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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