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10년만에 '로컬디밍' TV기술 전쟁 재현 조짐
'CES 2018'서 삼성 QLED·LG 나노셀 격돌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글로벌 가전 메이커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화질 기술인 '로컬 디밍(Local Dimming)'을 놓고 10년만에 다시 정면대결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화면 분할 구동'을 의미하는 로컬 디밍은 TV 영상을 구현하는 백라이트를 여러 영역으로 구분해 어두운 부분은 끄거나 줄이고, 밝은 부분은 높이는 방식으로 자동으로 명암비를 개선하는 기술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미국과 유럽에서 '다이렉트 풀 어레이 엘리트(Direct Full Array Elite)'라는 이름으로 상표권을 등록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삼성 퀀텀 다이렉트 디밍(SAMSUNG Quantum Direct Dimming)', '삼성 퀀텀 디밍' 등으로 상표권을 출원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삼성전자가 올해 QLED 시리즈에 이른바 '직하형' 로컬 디밍 기술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려는 신호로 해석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몇년간 프리미엄 제품에 화면 좌우측 혹은 상하단에 발광다이오드(LED)를 배치하는 '에지형' 로컬 디밍 기술을 적용했으나 앞으로는 LED 광원을 화면 전체에 고루 배치하는 '직하형'으로 바꾸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LG전자도 최근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프리미엄 LCD TV인 '나노셀 TV'의 최상위 모델에 에지형 로컬 디밍을 채택한 데 이어 올해는 직하형을 적용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LG전자는 이달초 나노셀 기술에 '풀 어레이 로컬 디밍' 기술을 추가한 슈퍼 울트라 HD TV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2007년을 전후로 로컬 디밍 기술을 놓고 치열한 자존심 경쟁을 벌인 바 있는데, 10년만에 올해 또 한번의 양보할 수 없는 대결을 예고한 셈이다.
10년전에는 슬림한 디자인과 낮은 생산원가 등의 장점을 살린 에지형이 화질 경쟁력을 주장한 직하형을 눌렀으나 이번에는 승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두 회사는 이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8'에서 직하형 로컬 디밍을 적용한 프리미엄 TV 신제품을 나란히 공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가전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독일 'IFA 2017'에서 HDR(하이다이내믹레인지) 화질 기술 경쟁을 펼친 데 이어 4개월만에 새로운 전선이 구축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가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입지를 서서히 넓히는 가운데 LCD TV 진영에서도 이에 대항하기 위한 화질 기술 경쟁이 가속화하는 분위기"라면서 "올초에는 '로컬 디밍' 경쟁이 다시 불 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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