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전 대통령 "2심 재판에 출석할 것"…정면대응 시사
노동자당 대규모 집회 예정…재판 직후 룰라 대선후보로 결정할 듯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부패혐의 재판에 정면 대응할 뜻을 밝혔다.
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전날 좌파 노동자당(PT) 지도부에 이달 말 열리는 2심 재판에 출석할 것이라고 알렸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상파울루 주 과루자 시에 있는 복층 아파트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심 재판은 남부 포르투 알레그리 시에 있는 지역 연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며, 2심 재판에서도 실형이 선고되면 2018년 대선 출마가 좌절될 수 있다.
노동자당은 재판에 맞춰 23∼24일 포르투 알레그리 시와 상파울루 시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23일 집회에는 지난 2016년 탄핵당한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25일에는 전국집행위원회를 열어 재판 결과와 관계없이 룰라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패수사를 진행하는 연방검찰에서는 2심 재판에서 룰라 전 대통령에게 실형이 선고되면 즉각 체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좌파진영의 거물급 정치인이자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인 룰라 전 대통령이 체포되면 엄청난 파장이 우려된다.
이와 관련, 노동자당은 룰라 전 대통령에게 또다시 실형이 선고되고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불복종 운동과 함께 민중봉기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룰라 전 대통령이 레이스에서 제외되면 대선 정국은 큰 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대선 1차 투표일은 10월 7일이고,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가 10월 28일 결선투표로 승부를 가린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