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접촉속 북미관계는 어떻게…"관건은 北도발 여부"
美, '김정은 신년사'에 부정적 기류도…한미, 긴밀 소통키로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하는 남북간 대화가 속력을 더하면서 향후 북미간 '비핵화 대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다.
남북간 판문점 연락채널이 3일 복구되는 등 남북간 접촉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북미간 아직 뚜렷한 분위기 전환의 계기는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남북 간 대화 분위기 조성에 대해 "두 나라가 대화하기를 원한다고 결정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그들의 선택"이라며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그는 "우리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 한국의 정책도 변하지 않았다. 우리(미국과 한국)는 비핵화된 한반도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날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방금 '핵단추가 항상 책상 위에 있다'고 했는데 나는 그가 가진 것보다 더 크고 강력한 핵 버튼이 있다"는 트윗을 내놓고,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대담에서 "(김정은의) 이번 신년사는 한국과 미국을 멀어지게 만들려는 단순한 접근에 분명한 목적이 있다고 본다"고 말하는 등 부정적 기류도 읽힌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대북 대응에 있어 한미간 긴밀 공조를 거듭 강조하면서 남북간 대화가 미북간의 소통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3일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간 협력과 소통이 미북 간의 접촉 및 비핵화 대화 과정을 추동함으로써 '통남통미'가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3일 전화통화를 하고 긴밀 공조 의지를 재확인했다. 외교부는 "양 장관은 더욱 빈번하고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한반도 관련 상황에 적극 대응하면서 북핵·북한 관련 정책 공조와 조율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일단 남북간 대화 통로가 활성화되고, 우리가 제안한 '고위급 회담'을 비롯해 각종 회담이 열리면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이 마무리되는 3월 중순까지는 남북간 각종 의제를 놓고 '밀당'하는 대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림픽 일정이 마무리되면 결국 남북, 북미를 중심 축으로 하는 '비핵화 대화'의 성사 여부가 한반도 정세 전환에 핵심적 요건이 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3월을 북핵 '데드라인'으로 잡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는 가운데 올림픽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예정된 향후 3개월간의 상황 변화가 올해 한반도 정세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국으로서는 3월이 (북핵) 데드라인인데 그 시기를 넘겨 북한이 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하면 이후에는 완전히 다른 국면이 펼쳐질 수 있다"며 "미국도 그런 상황을 막으려 하는 만큼 대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대 관건은 북한의 도발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과 이후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전후한 기간 도발을 자제할 경우 북미간 다양한 층위 대화의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원곤 교수는 "결국 대화의 문턱을 어떻게 잡느냐가 문제"라며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동결 정도를 선포하면 대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도 "북한이 올림픽 기간 도발을 자제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 의사를 표명한다면 자연스럽게 비핵화 대화로 연결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북한이 일정 수위 이상의 전략 도발을 감행할 경우 지난해와 같은 북미간 강대강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최근 일부 미국 매체가 이르면 수일 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우리 군에 따르면 아직 북한의 특별한 초기 도발 동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는 북한이 한쪽으로는 일정 수위의 도발을 이어가면서 동시에 우리 정부에 대화도 제안할 경우, 한미간 대북 대화의 조건과 속도를 조율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남북관계 진전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사가 있다면 일단 평창올림픽, 한미연합훈련과 맞물리는 3개월 정도는 도발을 하지 않고 지켜볼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그 기간 별다른 진전이 없으면 올해도 작년과 유사한 북미간 정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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