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파키스탄 압박은 중국 영향력 확대 차단 위한 것"
파키스탄 학자 "파키스탄 미끼 삼아 중국 '일대일로' 방해"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새해 벽두부터 시작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키스탄 원조 중단' 압박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앞세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파키스탄 학계에서 나왔다.
무스타파 H. 사예드 파키스탄-중국 연구소 소장은 3일 파키스탄 일간 더뉴스인터내셔널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파키스탄을 겨냥한 비난 공세를 강화하는 것은 아프가니스탄 안보 실패의 책임을 파키스탄에 떠넘기려는 것을 넘어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남아시아와 중동 지역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건설이 일대일로의 대표적 사업이 되었기에 미국이 일대일로를 방해하려면 CPEC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를 위해 미국이 파키스탄을 탈레반 등 극단주의 세력과 결부된 집단으로 규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2013년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육상, 해상으로 연결해 무역, 인프라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대일로를 주창한 뒤, 2015년 4월 파키스탄을 방문해 중국 신장(新疆) 웨이우얼 자치구 카스(喀什)에서 파키스탄 남부 과다르 항까지 3천㎞에 570억 달러(약 6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해 도로와 철도, 에너지망 등을 구축하는 CPEC 사업에 합의했다.
특히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달 26일 베이징에서 처음 열린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외교장관과 3자 회담에서 "CPEC 사업을 아프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해 CPEC를 인근 국가로 확대할 것을 시사했다.
만약 중국의 아프간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하면 아프간과 국경을 접한 이란으로도 일대일로 프로젝트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예드 소장은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남아시아 지역에서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이 지역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위해서 파키스탄을 '미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일 새해 첫 트위터 글에서 "미국이 지난 15년간 파키스탄에 330억달러(약 35조원)가 넘는 군사 원조를 했으나 파키스탄은 거짓말과 기만밖에 준 것이 없다"면서 "파키스탄은 테러리스트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다. 더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미국 정부는 또 2016회계연도에 승인한 파키스탄에 대한 군사 원조 2억5천500만달러(2천716억원)의 집행을 보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파키스탄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엄청난 노력을 했고 많은 희생을 치렀다"면서 "파키스탄은 세계적인 대테러 노력에 크게 기여했고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해야한다"고 파키스탄을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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