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에 골프장 불법건축 적발돼…中,완다에 영업중지 명령
지린성 허위보고로 중국 중앙정부 몰라…350만㎡임야 벌목돼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 굴지의 부동산 개발회사인 다롄(大連)완다(萬達)그룹이 지린(吉林)성 연변조선족자치주의 백두산(중국명 창바이산·長白山) 일대에 골프장을 불법건축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중국 앙시망(央視網)이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린성은 국가금지령에도 불구하고 9년 전부터 완다그룹이 230억 위안(약 3조7천722억원)을 들여 백두산에 골프리조트를 짓는 걸 도운 것으로 나타났다.
앙시망은 지린성이 수차례 상부기관에 거짓보고를 하고 이 프로젝트에 '청신호'를 줬으며, 350만㎡ 정도의 임야를 벌목하도록 해 토지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전했다.
중앙정부의 제1환경보호감찰팀은 지난해 8월부터 지린성 조사에서 백두산 골프장의 불법 건축·영업 문제를 발견하고 두달 뒤 골프장을 관할하는 바이산(白山)시 푸쑹(撫松)현정부에 지시해 완다그룹 골프장 영업을 중지시키고 토지 원래 용도에 맞게 회복토록 조치했다.
환경보호감찰팀은 또 푸쑹현정부 국토·임업·주택건설·경제개발구 책임자 4명을 감독소홀로 처벌했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국무원(내각 격)은 2004년 골프장 건설 중지 명령을 내린데 이어 골프장·리조트 등 부동산개발 용지제한목록을 하달했다.
앙시망은 이같은 지시에도 불구하고 백두산지역이 여전히 골프장, 리조트 건설 등으로 난개발됐다고 전했다.
이후 2009년 완다그룹을 비롯한 6개 민영기업과 지린성 현지정부는 계약을 맺고 백두산국제관광리조트 건설에 착수했다.
이 기간에 바이산시 푸쑹현은 제12회 동계전국체전 분산개최지 2개 골프장 및 선수숙소 명목으로 지린성과 국가 관련 부처에 용지 건축신청을 내고 승인을 받았다.
백두산국제관광리조트 건설공사는 2011년 초 착공해 2개 골프장과 함께 2012년 7월 완공됐다.
이와 관련해 지린성 푸쑹경제개발구 관리위원회의 장밍레이(張明磊) 주임은 "당시 완다그룹은 유일하게 푸쑹현에 230억 위안을 투자키로 해 모두를 흥분시켰다"며 "전력을 다해 기업이 요구하는 조건을 들어주자는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앙시망은 "말하자면 천문학적인 기업투자 프로젝트를 맞아 지린성, 바이산시, 푸쑹현 등 각급 정부가 토지 매도, 세금감면 등 각종 혜택을 줬고 상급기관에 허위로 보고했다"고 전했다.
중앙 제1환경보호감찰팀 자오환청(焦煥成) 팀장은 "지린성이 백두산지역 골프장프로젝트 진행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어겼을 뿐 아니라 오히려 건설을 중지하고 관련 시설을 이미 철거했다며 중앙부처에 수차례 허위보고했다"면서 "하이난(海南)성에도 유사한 정황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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