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청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산업안전보건법 340건 위반"
금속노조 "산재 핵심적인 원인 규명하지 못한 지엽적인 지적일 뿐"
(당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근로자 사망사고가 잇따르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 대한 노동 당국의 근로감독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 300여건이 적발됐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은 지난 20∼27일 현대제철 A열연공장, B열연공장, C열연공장과 철근공장 등에 대한 정기 근로감독을 통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 340건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천안지청은 이 가운데 75%인 253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사용중지 명령 사안은 3건 적발됐고, 과태료 부과 사항 28건에 대해서는 총 2천270만원의 과태료를 물릴 방침이다.
주요 위반사항은 방폭설비 미비 등이 꼽혔다. 공장 내에 폭발 위험이 있을 때 전기 기계·기구에 방폭설비를 해야 하는데, 방폭설비가 허술하게 설치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감전 방지 장비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등 근로자의 안전과 관련한 여러 위반사항이 발견됐다고 노동청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잇단 산업재해의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지 않은 허술한 감독 결과라고 주장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안전난간 미설치, 사다리 끝단 파손 등 작업자를 투입해 1시간이면 설치 보수를 완료할 수 있는 데다 현대제철의 2018년 시설물 개선 공사 계획에 포함한 내용을 지적했을 뿐"이라며 "근로자가 사망하는 중대 재해의 원인이나 구조적인 규명은 하지 않고 사측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면죄부를 부여하는 감독 결과를 발표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제철 근로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쇳가루 등 먼지에 대한 노출, 롤 가공 과정에서 오일 미스트 노출에 따른 호흡기 질병 유발 가능성 등의 문제는 노동 당국이 외면했다"며 "특히 지난 13일 사망사고가 발생한 곳에서 작업표준조차 존재하지 않았던 근본적인 문제 등을 눈감아 줬다"고 규탄했다.
지난 13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A열연공장에서 정비 보수 작업을 하던 20대가 근로자가 갑자기 작동한 기계에 끼여 숨지는 등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는 지난 10여년 간 알려진 것만 33명의 근로자가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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