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연구자 중심의 현장 목소리 최대한 반영해달라"
과학장학생 등과도 대화…"지금은 좋은 대통령 되는 게 꿈"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국가과학기술 정책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는 과학기술로 혁신을 촉진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제안과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대통령이 의장을 맡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과학기술 분야 중장기 정책 방향 설정과 주요 정책에 대한 대통령 자문을 수행하는 과학기술계 최고 기구다.
문 대통령은 현장 연구자, 벤처기업가, 법률가, 과학문화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에게 위촉장을 주고 활발한 활동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이후 R&D 투자가 증가해 현재 GDP 대비 R&D 투자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성과는 미흡하다"며 "혁신 과정에 관료나 행정부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연구자 중심의 현장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연구자가 원하는 과학기술 분야 과제를 어떻게 속도를 내고 해결하는지 매년 평가하고 방향성을 제시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염한웅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과학기술정책 자문방향'을 보고하며 중장기적 과학기술 방향과 미래전략, 긴급 사회현안에 대한 과학 기술적 판단 제공을 기본 자문방향으로 밝혔다.
이어 3대 자문분야로 ▲ 연구개발 성과를 국민과 공유하고 혜택을 국민과 나누는 방법 ▲ 정부연구개발 사업이 혁신성장의 핵심수단이 되도록 개선하는 방안 ▲ 정부와 연구자가 소통하고 젊은 과학자 성장에 필요한 제도 개선을 보고했다.
자문위원들은 사람 중심의 과학기술 투자라는 원칙에 따라 인재육성, 기초연구 투자와 관련한 제안들을 내놨다.
이희권 강원대 교수는 최근 이슈가 된 지진 문제를 언급하고 "활성단층 분포도를 작성하고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10초 이내에 첫 재난경보를 울리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수경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교원 및 과학기술 분야 공무원의 평가가 단기성과 중심에서 장기적·연속적 관점으로 이뤄지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정단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적·도전적 연구과제에 몰입할 수 있는 제도와 환경이 필요하다"며 "출연연구소에서 실패한 연구도 대학·기업 등에 자양분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에 이어 대통령과학장학생 135명과 국제과학올림피아드 수상자 45명 등 '미래 과학자'들을 초청해 대화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도 대통령과학장학생 대표학생 3명에게 장학증서와 메달을 직접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과학올림피아드 수상자로부터 학생들의 사진에 이들의 다짐과 포부를 문구로 새긴 '다짐액자'를 선물로 받았다.
문 대통령은 학생들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과학 분야 지원 방안 등을 설명했다.
여성과학기술인의 '유리장벽 문제'에 대한 해답을 묻는 말에 문 대통령은 "여성과학기술인 기본계획을 시행한 결과 신규채용·승진 등에서 여성 비율이 상승했다"며 "여성 비율이 일정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기관평가 등을 통해 실효성을 확보하겠다"고 대답했다.
한 학생이 '대통령이 생각하는 행복한 삶은 무엇인가'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자신의 능력이 세상에 편리와 행복을 준다면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대통령으로서의 삶에 행복하신가'라는 물음에는 "국민으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으니 대통령으로서 행복하다고 할 수 있다"라고 대답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과학이나 수학보다 역사를 좋아해 역사학자가 되는 게 꿈이었지만 그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며 "지금은 좋은 대통령이 되는 게 꿈이고 이후에는 자유인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국민께 희망을 드렸으면 좋겠고 대통령이 하는 일에 국민께서 공감해주신다면 그보다 큰 행복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을 만나니 기분이 참 좋고 미래가 밝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든든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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