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통합 찬반' 당원투표 이틀째…'합의이혼론' 대두
오전 9시 투표율 15.12%, 安측 고무…'합당의결' 전당대회 성사방안 고민
'합의이혼'시 마찰 최소화…반대파 일각선 "당에 남아 농성전"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바른정당과의 통합 여부를 묻는 국민의당의 전(全)당원투표가 28일 이틀째로 접어드는 가운데, 통합 추진으로 결론 내려질 경우 찬성파와 반대파가 '합의이혼'으로 결별할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된다.
안철수 대표 측은 초반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을 두고 고무된 반응을 보이면서, 이후 합당 의결절차를 위한 전당대회를 무사히 치러낼 묘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반대파 진영에서는 집단탈당 등 최후의 수단까지 검토할 단계가 왔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드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당에 남아 마지막까지 통합을 저지해야 한다는 '결사항전'의 기류도 감지된다.
국민의당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중앙선관위에 등록된 선거인단 중 3만8천676명이 온라인투표에 참여하면서 투표율이 15.12%로 집계됐다.
지난 8·27 전당대회의 최종 투표율이 24.26%였던 점에 비교하면 초반 투표참여가 예상보다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당대표를 뽑았던 (지난 전당대회 때의) 전당원투표보다도 훨씬 더 높다"면서 "당원들이 당을 살리고자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고 반색했다.
안 대표는 통합시 호남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당내 반대파 진영과 갈라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두고 "시너지가 나는 '덧셈통합'이 되면 의원들도 모두 다 똘똘 뭉칠 것이라고 본다"고 말하며 '합의이혼' 가능성을 낮게 봤다.
실제로 찬성파 측에서는 전대 투표율이 높게 나올수록 반통합파의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투표 보이콧운동을 벌이고 있는 반대파 측에서 합당 안건 통과를 위한 전당대회 개최를 실력저지하겠다는 태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통합 절차가 마무리되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전대 의장에 이상돈 의원, 부의장에 윤영일·이용호 의원 등 반대파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전대 개최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다.
<YNAPHOTO path='PYH2017122702850001301_P2.jpg' id='PYH20171227028500013' title='국민의당 '통합 찬반투표' 전당원투표' caption='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을 묻는 전 당원투표에 돌입한 지난 27일 오전 국회 국민의당 앞에 투표 관련 공고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이와 관련, 당 일각에서는 전대 개최 전에 반대파 지역구 의원들이 집단탈당하고 충돌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자진탈당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는 비례대표도 원한다면 안 대표 측에서 이들을 제명하는 방식으로 탈당을 용인해줘 양측이 '윈윈'할 수 있다는 것이 '합의이혼'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 비례대표 의원은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안 대표와 호남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 합쳤었지만, 이제 다른 목표를 위해 깨끗하게 헤어지는 선례를 만드는 것이 다당제 발전을 위해서도 유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정작 호남 중진들은 통합 노선에 반발해 당을 떠날 가능성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하면서 차라리 안 대표가 당을 떠나라고 요구하는 분위기다.
오히려 끝까지 농성을 벌이며 '보수야합'을 저지하고 당을 지킨다는 것이다.
천정배 전 대표는 이날 광주MBC 라디오에서 "바른정당과의 합당은 적폐통합이자 반호남 지역주의 통합"이라면서 "8월 당대표선거 TV토론때는 '합당하지 않겠다, 선거연대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더니 말을 뒤집었다"고 꼬집었다.
박지원 전 대표는 tbs 라디오에서 "첫날 (안 대표 측) 충성분자들이 투표의 70%를 했기 때문에, 오늘은 투표율이 툭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전 대표는 "안철수는 분열하지 말고 초심으로, 새정치로 돌아와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d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