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왕자 결혼식에 오바마만 참석? "트럼프 심기 불편할지도"
'절친' 오바마는 초청·트럼프는 초청 안할 가능성 커
英 정부 '껄끄러운 美와 관계 더 악화할까' 우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내년 5월 열리는 영국 왕위계승 서열 5위 해리 왕자(33)와 할리우드 여배우 메건 마클(36)의 결혼식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초청 문제를 두고 영국 내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 간에는 껄끄러운 관계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리 왕자 결혼식에 트럼프 대통령이 제외되고 오바마 전 대통령만 초청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가 더 불편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와 더선 등 영국 현지 언론들은 해리 왕자 결혼식 초청 명단과 관련해 영국 외무부와 총리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핵심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초청 문제다.
해리 왕자와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여러 해에 걸쳐 우정을 쌓은 절친한 사이다.
해리 왕자는 지난 9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상이군인 올림픽'인 제3회 인빅터스 게임(Invictus Games) 기간 현지에서 BBC 라디오 방송의 객원 진행자로 오바마 전 대통령을 인터뷰하기도 했다.
인터뷰는 현지시간으로 수요일인 27일 방송될 예정이다.
이번 인터뷰는 해리 왕자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친밀한 관계를 보여준다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해리 왕자는 내년 5월 19일 열리는 자신의 결혼식과 관련해 오바마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를 초청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초청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 왕자의 약혼녀인 마클은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 트럼프 후보를 비난하는 내용의 트윗을 여러 차례 올린 바 있다.
더선은 "왕실 커플(해리 왕자와 마클)이 새 대통령(트럼프)을 싫어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 내에서는 가뜩이나 미국과 불편한 관계가 조성된 상황에서 해리 왕자의 결혼식에 오바마 전 대통령만 초대될 경우 대미 외교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만날 기회를 얻기 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왕실 결혼식에 초청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기분 나쁘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결혼식 초청 명단 작성을 영국 정부가 아닌 버킹엄 궁이 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초청자 명단에 대해 '조언'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특수관계를 자랑해 온 미국과 영국은 지난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 극우정당 '영국 우선'(Britain First)의 대표 대행이 트위터에 올린 이슬람 비판 동영상 3건을 리트윗하면서 급속도로 악화했다.
이 트윗에 대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영국 우선' 동영상을 (트럼프 대통령이) 리트윗한 것은 잘못됐다"고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테리사 메이, 나한테 집중하지 말고 영국에서 일어나는 파괴적인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행위에 신경 쓰시라. 우리는 잘하고 있다"라고 쏘아붙였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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