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경제] 연기금 코스닥 투자 확대…세제혜택 내달 발표
연기금에 '벤치마크 지수' 변경 권고…혁신기업 위해 '테슬라 요건' 확대
스튜어드십코드 내년 하반기 국민연금 도입 추진…2019년 공무원연금·사학연금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내년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비중 확대를 위한 방안들이 추진된다. 구체적인 세제지원 내용은 내년 1월 발표된다.
또 기업의 코스닥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해 이른바 '테슬라 요건'이 확대된다.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는 내년 하반기 국민연금 도입을 시작으로 중장기적으로 모든 연기금으로 확산한다는 방침이 세워졌다.
정부는 27일 발표한 '2018년 경제정책방향'에 이같은 내용의 자본시장 활성화 및 개선 방안을 담았다.
우선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에는 코스닥 투자비중 확대를 위해 수익률 평가 기준인 벤치마크 지수를 변경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현재 코스피200 중심으로 구성된 벤치마크 지수를 코스피와 코스닥이 혼합된 지수로 바꾸는 것이다.
연기금 위탁운용 유형에 '코스닥 투자형' 신설도 권고할 예정이다.
올해 6월 말 현재 국민연금의 코스닥 투자비중은 2.2% 수준에 그칠 정도로 코스피에 편중된 상태다.
정부는 그러나 연기금이 코스닥에 얼마나 투자해야 할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진 않았다. 이는 연기금별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심의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연기금의 코스닥 관련 차익거래에 대한 세제유인은 금융위원회가 다음 달 '코스닥 중심 자본시장 혁신방안'을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마련해 하반기 제공하는 일정이다.
기금운용 평가지침을 개선, 코스닥 시장으로의 투자 다각화를 유도하는 계획도 이번 경제정책방향에 담겼다.
혁신기업을 위해 코스닥 진입 문턱도 낮추기로 했다.
적자기업도 성장성만 있으면 상장할 수 있는 테슬라 상장 요건을 확대해 시가총액이나 자기자본만으로도 상장이 가능하도록 상반기 중에 코스닥 상장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우수 상장주관사의 풋백옵션 부담도 줄여주기로 했다. 상장주관사는 이익 미실현 기업을 상장할 때는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일반투자자의 손실을 떠안는 풋백옵션 의무가 있는데 이를 개선해 부담을 경감해주는 것이다.
상장 3년 이내의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초기기업에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중소기업 정책자금 융자를 허용하는 방안과 벤처기업투자신탁 의무투자 비율 조정 등의 세제지원 요건 완화 내용도 내년 경제정책방향에 포함됐다.
벤처기업 중심으로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개인투자자에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내용도 있다.
정부는 내년 연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단계적 도입에도 힘쓸 방침이다.
내년 하반기 국민연금을 시작으로 2019년 공무원연금·사학연금 등 주요 연기금 도입을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모든 연기금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유인책으로는 평가 가점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연기금에 민간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기관을 우대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이 제도를 도입한 기관투자자는 공시의무 부담도 완화된다.
현재 5% 이상 주주가 보유목적을 '단순투자'로 공시한 뒤 적극적 주주활동을 하면 '경영참여'로 간주해 공시위반 우려가 있는데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공적 연기금에는 일정 요건 충족 시 '경영참여'로 보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기관투자자가 지분율·지분 보유 기간 등을 고려해 금융당국에 감사인 지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외부감사법 시행령을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밖에도 연금펀드·신탁 등에서 발생한 국내 상장주식·장내파생상품 매매 손익을 일반형펀드와 동일하게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연금펀드·신탁의 국내 상장주식 등 매매차익 발생 시 세금부담 감소, 국민의 연금소득 증대를 위한 것이다. 내년 8월 세제개편안을 마련하고 12월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코스닥 시장의 신뢰 제고를 위해 상장실질심사 사유도 확대된다. 실질심사 사유로 불성실공시 누계 벌점이 특정 수준 이상인 경우 실질심사 대상으로 편입하는 것이다.
자본시장 불공정행위에 대한 신속한 조사, 과징금 부과영역 확대 등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 기능을 강화하고 주가조작 등 불공정행위 손해배상 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kak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