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컬링 선수의 한국 택시 기억…'이제는 웃을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누구나 한 번쯤은 외국에서 크고 작은 곤경에 처해본 경험이 있게 마련이다.
자기 나라에서라면 아무렇지 않게 해결될 일이 말이 안 통하는 곳에서는 사람을 매우 난감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도 지나고 돌아보면 추억으로 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진땀 나는 경험을 해본 적도 당연히 있다.
미국올림픽위원회(USOC)는 25일(한국시간) 홈페이지에 미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외국에서 겪은 황당하거나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여자 컬링 대표팀의 주장인 니나 로스(29)는 2004년 세계 주니어 컬링 대회에 출전하러 한국에 와서 택시를 탔다가 '멘붕'(멘탈 붕괴)에 빠졌다고 한다.
당시 경기를 마친 로스는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동료와 함께 택시를 잡았다.
소녀들은 한국어를, 택시 기사는 영어를 못했다.
로스 일행은 미국인한테는 익숙하지 않은 표범 가죽 무늬의 시트에 몸을 맡긴 채 호텔 주소가 적힌 쪽지를 기사한테 건넸다.
쪽지를 본 이 기사는 어찌 된 일인지 한 번 웃고는 종이를 구겨버린 뒤 툭 던졌다고 한다.
로스 일행은 적어도 숙소에서 경기장을 오가는 길은 익숙해져 있던 터였다. 하지만 이 기사는 완전히 낯선 길로 차를 몰고 갔다.
소녀들은 공포에 질렸다.
로스는 "완전히 납치당한 줄 알았어요"라면서 "너무 놀라서 뒷좌석에 완전히 얼어붙어 있었죠"라며 웃었다.
낯선 나라에서의 괜한 걱정이었다. 이들은 무사히 호텔에 도착했다. 기사가 나쁜 의도로 길을 우회해서 간 것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로스는 "기사분이 우리한테 그냥 장난을 쳤던 것 같다"면서 "그때 당시에는 전혀 재미있지 않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로스의 사례는 이 기사의 일부다. 기사는 미국 선수들이 세계 각국의 공항, 호텔, 고속도로 등에서 겪은 일화를 재미나게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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