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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나눔의 불씨' 살려 연말 '기부 한파' 녹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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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나눔의 불씨' 살려 연말 '기부 한파' 녹이자

(서울=연합뉴스) 연말이 됐는데도 불우이웃을 향한 기부 열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희망 2018 나눔캠페인' 23일째인 20일 현재 모금액이 1천396억 원으로 목표액(3천994억 원)의 35%에 불과한 실정이다. 목표액의 1%가 모일 때마다 1도씩 올라가는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는 35.0 도에 머물러 있다. 이는 2015년 캠페인 21일째의 47.3도, 2014년 22일째의 44.9도와 비교해 상당히 낮은 것이다. 특히 경남, 강원, 제주, 인천 등 8개 광역자치단체는 30도를 밑돌 정도라고 한다. 어려운 이웃에게 연탄을 제공하는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이 지난 9월부터 최근까지 전달한 연탄은 대략 220만 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0만 장보다 10% 이상 줄었다는 게 허기복 대표의 설명이다.

기부 열기가 이렇게 식은 것은, 경제지표와 달리 체감경기가 좋지 않아 경제적 여력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은 데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여파로 기업들도 기부금 집행에 미온적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에 기부 관련 비리 사건이 연이어 터져 기부단체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시민들의 자발적 기부를 주춤하게 하고 있다는 게 사회복지단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지난 8월 사회복지단체 '새 희망 씨앗'이 불우아동을 위한 기부금 128억 원을 유용한 사건이 터진 데다 '딸의 희소병 치료를 도와달라'며 모은 후원금 12억 원을 탕진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도 성금 모금에 찬물을 뿌렸다. 여기에다 구세군 자선냄비를 모방한 '짝퉁 냄비'까지 등장해 불법 모금행위에 속지 말라는 관계기관의 당부까지 나왔다. 물론 '기부 포비아(공포증)'라는 신조어까지 생기는 상황에서도 훈훈한 온정의 손길은 이어지고 있다. 대전의 한 할머니는 폐지와 빈 병을 주워 마련한 돈 20여만 원을 주민센터에 기탁했고,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의 사랑의 우체통 안에는 익명의 기부자가 500만 원이 든 봉투를 놓고 갔다.

우리 사회에는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이웃들이 아직 많은 만큼 기부와 나눔의 문화를 계속 장려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해 자발적 기부를 끌어내는 미국 등 선진국 사례를 참고삼아 정부가 세법 개정 등 개선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업들이 국정농단 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나 건전한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정책적 고려가 요구된다. 관련 단체들이 기부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공시하는 시스템을 강화해 투명성을 높이는 것도 불신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자율적 기부문화를 위축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정부도 기부금 모금과 사용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지속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난해 국내 주요 모금기관의 관리운영비 비율이 평균 15.2%였는데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6.1%에 그쳤다고 한다. 필요한 사람에게 기부금 혜택이 더 많이 돌아갈 수 있게, 모금기관도 관리운영비 절감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좋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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