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초·중·고 친환경 무상급식 시행…앞으로 4년 강원교육 골든타임
"정부 특수학교 5개년 계획에 강원도 2개교 개교 목표…반대는 단호히 대처"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26일 "교직 문화와 교원인사 혁신을 이루어내겠다"고 밝혔다.
민 교육감은 이날 연합뉴스와 신년인터뷰에서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강원도 맞춤형 고교 혁신, 한글교육책임제를 통해 공교육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이 모든 변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검증된 교원 인사시스템을 만들어 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올해 전국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이루어낸 유·초·중·고 친환경 급식 지원에도 큰 의미를 두며 "앞으로 4년이 강원교육의 골든타임"이라고 역설했다.
다음은 민 교육감과의 문답.
-- 올해 성과와 새해 역점사업은.
▲ 올해는 전국 최초로 유·초·중·고 친환경 급식지원 완성을 이루어냈고, 내년 3월 전면화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새해 역점사업은 총 네 가지다. 첫째는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다. 강원도 국공립 유치원 취원율을 50%까지 올리고 사립유치원 투명성을 강화하겠다.
둘째는 강원도 맞춤형 고교 혁신이다. 정부가 고교학점제 추진을 발표했으나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취지는 십분 공감하지만, 도에 맞는 혁신 정책과 특성화와 함께 특성화고 학과 첨단화를 병행 추진해야 한다.
셋째는 한글교육책임제다. 공교육 신뢰회복의 관건이다. 당장 구체적인 성과도 있지만, 그보다 3∼4년 뒤에는 '모두를 위한 교육'을 대표하는 정책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직 문화와 교원인사 혁신이다. 앞서 말한 모든 변화를 추진하는 힘은 결국 교사에게서 나온다. 강원교육 변화를 앞장서 일구는 교원 인사시스템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모든 교육 정책의 시작과 끝이라고 믿는다.
-- 최근 도내 초등교사 미달 사태의 한 원인으로 경직된 교육문화라는 지적이 있었다. 권위주의적 학교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은.
▲ 돌이켜보면 권위주의를 내려놓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학교 단위까지 바꾸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에 안타깝게 생각한다. 관례라는 것이 한번 자리 잡으면 쉽게 바뀌지 않는다. 검증된 인사시스템, 이를테면 교감승진 예정자 면접 강화, 교장 중임 심사 강화, 질환 교원 심의위원회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교직 문화 개선을 위한 사업도 지속하겠다. 민주적 학교 운영 바탕이 되는 교사회, 학부모회, 학생회가 실질적으로 기능할 방안을 찾겠다.
-- 최근 갑질 교장들에 대한 자체 감사가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못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있는데.
▲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으나 피해 당사자 처지에서 보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지적이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구명을 위해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에게 부당한 요구를 하는 건 아닌지 염려스럽고 유감스럽다. 감사제도 한계를 살펴 인력보강과 감사방법에 대한 전문 연수를 강화하겠다. 무엇보다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피해자 중심 감사가 이루어지도록 다시 한 번 강조하겠다.
-- 동해특수학교 신설과 관련해 좀 더 적극적으로 뛰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동해특수학교를 2019년 계획대로 개교하기 위한 방안은.
▲ 정부가 지난달 특수교육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안에 강원도 특수학교 2개교 개교가 정책 목표로 들어가 있다. 계획을 보면 구체적이진 않지만 반대 주민을 설득하고자 범정부적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학교 설립 자체에 대한 반대에는 단호히 대처하겠으나 학교 시설을 활용한 편의제공, 복지시설 신설 등과 같은 주민 요구에 대해서는 정부, 자치단체와 긴밀히 협의하겠다. 설립절차가 미뤄지면서 개교를 위한 공사 기간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도 장시간 통학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생각해서 하루라도 빨리 개교하려는 조치를 해나가겠다.
-- 통폐합되는 학교 스쿨버스를 모아서 에듀버스로 이름을 바꿔 운행하고 있으나 농어촌 오지 중학생은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에듀버스 사각지대와 고등학생 심야 하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은.
▲ 에듀버스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정책을 펼치면서 중고등학생들도 수혜자가 됐으나 사각지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강원교육희망재단에서 '꽃님이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고, 현지 조사를 거쳐 지원 가능한 방법을 찾겠다. 고등학생 심야 귀가 불편은 우선 학생들이 밤늦게까지 남아서 공부하는 문화부터 고쳐야 한다. 당장 심야학습이 사라지지 않으니 지자체별로 대중교통 노선 신설과 학교 단위 지입차 이용, 전세버스 활용 등 다양한 방법이 추진될 수 있다고 본다. 교육장님들에게 자치단체와 더 적극적인 협의를 진행하도록 요청하고, 담당 부서와 교장 선생님들께도 학교 자체 해결방안이 있는지 찾도록 하겠다.
-- 내년 지방선거 교육감 후보 출마 여부는.
▲ 아직 출마 여부를 밝히기는 적절하지 않다. 민병희가 출마하느냐, 아니냐는 중요한 논점도 아니다.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 개혁 방향이 무엇이고, 그것에 화답할 사람이 누구인지를 규명하는 게 더 중요하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3∼4년이 한국교육, 그리고 강원교육의 '골든타임'이라는 점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변화의 조건이 무르익고 있다. 다음 4년은 응축된 변화의 잠재력을 현실 변화로 만들어 내느냐, 못하느냐라는 중대한 기로인 셈이다.
교육감에 도전하는 사람이라면 이 시대적 과제에 올바르게 답변해야 하는 책무가 있다. 좀 더 좁혀보면 교육 공공성이 가장 취약한 유아교육과 고교교육에 대한 혁신적인 비전이 필요하다. 앞으로 4년간 강원교육 수장은 정부와 협력해 구체적인 변화를 일구어내야 한다.
--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최근 맘 카페 회원들과 정책 간담회에서 한 학부모가 "걱정 없이 아이를 낳고, 어렸을 때는 밖에서 맘껏 놀리고, 선행학습이나 사교육 없이 학교에 보내기만 해도 괜찮은 세상이 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제가 바라는 교육을 정확하게 표현해주셔서 너무 고마웠다. 도민들이 말씀하시는 이야기 구슬을 잘 꿰서 보배 같은 정책을 만들겠다.
conany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