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팔아 모은 돈 기부한 할머니…"적은 돈 부끄러워"
박계자 할머니, 매년 폐지 판돈 20만원 주민센터 등에 기탁
(대전=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폐지와 빈 병을 주워 마련한 돈으로 수년째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시민이 있다.
대전시 중구 유천동에 사는 박계자(65) 할머니가 주인공이다.
미용실을 운영하던 박 할머니가 폐지를 줍기 시작한 10여년 전이다.
옆집에 폐지를 모아 생활하던 이웃이 살았는데, 그 이웃이 몸이 아파 폐지를 줍지 못하게 된 점을 박 할머니가 딱하게 여긴 것이다.
당시 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허전했던 박 할머니는 소일거리 삼아 폐지를 주워 이웃에게 전달하기 시작했다.
수년 전 이웃이 질병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박 할머니의 폐지 줍기는 계속됐다.
박 할머니는 폐지를 줄 이웃이 사라지자 대신 폐지를 판 돈을 생활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했다.
이렇게 시작한 기부가 벌써 5년째다.
금액은 매년 20만원 정도다.
박 할머니는 올해도 1년 동안 모은 폐지를 팔아 마련한 수익금 20여만원 가운데 10만8천원을 유천2동 주민센터에 기탁했다.
나머지 10만원 정도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할 예정이다.
고물상에서 1㎏당 130원 안팎인 폐지 가격을 고려하면 박 할머니가 모은 폐지는 대략 700㎏이 넘는 규모다.
박 할머니는 "더 많은 성금을 내는 사람도 있는데 금액이 너무 적어 부끄럽다"며 환하게 웃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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