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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첨단항모' 취역하자마자 고장…英 자존심 구겨져(종합2보)
축봉장치 고장으로 바닷물 유입…BBC "해군이 은폐 시도"

(서울 런던=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황정우 특파원 = 함재기를 제외한 순수 건조비로만 4조5천억 원이 투입된 영국의 첨단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 호가 취역하자마자 사고를 일으켰다.
BBC방송,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은 퀸 엘리자베스호의 추진축 가운데 하나가 고장이 나 격실이 제 기능을 못 하는 바람에 바닷물이 선체 하부로 유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고는 시험운항 중에 발생했으며, 시간당 최대 200ℓ의 바닷물이 유입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더선은 전했다.
영국해군 대변인은 "시험운항 중에 축봉장치(shaft seal) 가운데 하나에 문제가 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모항인 플리머스 군항에 귀항해 정확한 사고 경위 파악과 수리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축봉장치는 프로펠러 샤프트를 통해 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다.
그러나 대변인은 "퀸 엘리자베스호가 항해를 재개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시험운항 프로그램은 영향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BC는 해군이 이 문제를 알면서도 은폐하려고 했었다고 보도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열린 퀸 엘리자베스호 취역식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였다고 BBC는 보도했다.
BBC는 다른 함정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곤 했고 쉽게 고쳐졌지만 규모와 해군에 불과 며칠 전 인도됐다는 시기 측면에서 이번 문제는 차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상에서 수리가 가능할지가 큰 의문이라며 만일 수리를 위해 드라이 독(dry dock)으로 옮겨야 한다면 엄청난 수리비용이 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해군은 해상에서 수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빈 윌리엄스 국방장관은 해상 수리든 드라이 독 수리든 수리비는 건조사들이 부담할 것이라며 "이게 바로 해상 시험을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BAE 시스템스, 밥콕, 테일스 등이 참여한 건조 컨소시엄인 ACA 측은 "수리는 내년 해상 시험 프로그램 시작 이전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수량 6만5천t급의 퀸 엘리자베스 함은 7일 공식 취역했다.
길이 280m인 이 항모는 수직이착륙 기능을 갖춘 미국제 F-35B '라이트닝 2' 스텔스 전투기 26대를 비롯해 치누크 중형 헬기, AH-64 아파치 공격헬기, AE101(EH101) 수송헬기, AW159 와일드 캣 다목적 헬기 등 30여 대가 넘는 함재기를 탑재해 해상 군사도시에 비유된다.
F-35B 전투기들은 2020년 연말께부터 퀸 엘리자베스 함에 탑재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 영국 국방부는 오는 2025년까지 48대의 F-35B '라이트닝 2' 스텔스 전투기를 구매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총 구매비용은 91억파운드에 달한다.
첨단 레이더 체계도 눈여겨볼 만하다. 402㎞ 반경에서 1천 척의 선박과 항공기 움직임을 동시에 감시할 수 있는 첨단 장거리 레이더 체계 덕택에 작전 능력이 많이 늘어나게 됐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다.
갑판 크기가 축구장 3개를 합한 것과 같은 이 항모는 첨단 자동화 시스템 덕택에 격납고에서 1분 만에 전투기 4대가 갑판으로 올라와 발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함재기들의 하루 최대 출격 횟수가 108차례나 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 항모에는 700여 명의 승조원이 탑승하지만, 특수임무에 투입되는 해병대원들까지 포함하면 최대 1천6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영국은 기존 항공모함이 퇴역한 2010년 이래 해상에서 전투기를 발진할 능력을 상실했다. 퀸 엘리자베스 호는 2009년부터 건조가 시작됐다. 이 항모는 미국과 프랑스 항모와 달리 디젤 추진엔진을 장착한다.
영국은 같은 규모의 자매 항모 프린스 오브 웨일스도 건조 중이다. 두 척의 항모를 건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함재기를 제외하고 60억파운드(약 8조8천억원)를 넘는다.
sh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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