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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 위의 흑인 개척자들, '스승의 나라' 한국에서 올림픽 도전
빙속 데이비스·쇼트트랙 바이니, 장권옥·김윤미 코치 지도로 맹훈련
미국 1·2호 흑인 빙상 선수들 평창올림픽서 메달 도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무대에서는 흑인 선수가 드문 동계종목에서 개척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흑인 선수들을 여럿 만날 수 있다.
특히 '미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남녀 빙상 선수들이 한국 지도자와 손을 잡고 올림픽 도전에 나선다.
1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끝난 쇼트트랙 올림픽대표 선발전에서는 첫 흑인 여자대표 선수가 탄생했다.
가나 출신의 마메 바이니(17)는 500m 결승에서 가장 먼저 골인했다.
결승선을 통과한 후 박수를 치며 환호하다가 엉덩방아를 찧기도 한 바이니는 "믿기지 않는다. 정말 기분 좋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바이니는 미국 올림픽 스케이팅 대표팀에 승선한 첫 흑인 여자 선수다.
남자 선수를 포함하면 두 번째 흑인 스케이팅 대표다.
'흑색 탄환'으로 불린 샤니 데이비스(35)가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은 미국의 첫 흑인 스케이팅 선수였다.
그는 19살 때인 2002년 솔트레이트시티 올림픽에서 흑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쇼트트랙 대표로 선발됐으나 당시 안톤 오노 등과 함께 승부 조작설에 연루된 후 올림픽 무대엔 서지 않았고 이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2006년, 2010년 올림픽에서 1,000m 금메달을 땄다.

데이비스는 동계올림픽 개인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최초의 흑인 선수로 남아있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는 노메달에 그친 데이비스는 내년 평창에서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선발전은 아직 열리지 않았지만, 데이비스는 2017-20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1∼4차 월드컵 성적을 합산해 1,000m 12위, 1,500m 15위로 출전자격을 확보한 상태다.
이미 흑인 동계스포츠의 살아있는 역사인 데이비스는 평창에서 세 번째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며, 바이니는 미국 흑인 여성 선수 첫 쇼트트랙 메달을 위해 달린다.
두 선수 뒤에는 모두 한국인 코치가 있다.
샤니 데이비스는 미국 대표팀 코치를 지낸 장권옥 코치와 오래 호흡을 맞췄다.
평창올림픽 도전을 앞두고도 다시 장 코치를 찾아 한국체대에서 훈련했다.
바이니는 1994년 릴레함메르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인 김윤미와 함께하고 있다.
바이니는 버지니아 주 레스턴의 도미니언 스피드스케이팅 클럽에서 김윤미에게 지도를 받았다.
'스승의 나라' 한국에서 바이니는 첫 올림픽 도전을, 데이비스는 마지막이 될 올림픽 도전을 펼치게 되는 것이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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