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년 만에 영구 귀향…국보 하회탈 안동으로 돌아온다
국립중앙박물관→안동민속박물관으로 보관 장소 변경
국보 탈 13점 이외 안동서 반출 목제도끼 등도 반환
(안동=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국보 제121호 하회탈이 고향인 경북 안동으로 돌아온다.
하회마을 소유이던 하회탈은 1964년 국보로 지정된 뒤 국립중앙박물관이 보관해 왔다.
18일 안동시 등에 따르면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말까지 하회탈을 안동에 돌려주기로 했다.
국보 하회탈은 양반·선비·백정·각시·초랭이·이매·부네·중·할미·주지(2점) 등 하회탈 11점과 병산탈 2점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하회탈과 함께 수장고에 보관하던 목제도끼(1점), 목제칼(1점), 목제표주박(1점), 모조 가면(3점), 지제 삼산관(1점) 등도 안동에 돌려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동시는 하회탈 등 문화재 반환 일정이 확정되면 하회·병산마을 대표 등과 중앙박물관을 찾아가 돌려받을 계획이다.
반환 날짜는 오는 27일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화재는 무진동 차에 실려 안동으로 돌아온다. 보안 등 이유로 원래 보관 장소인 하회마을이 아니라 안동시립민속박물관에 보관한다.
안동시는 하회탈 등을 보관하기 위해 시립민속박물관에 목재 문화재 보관전용 수장고와 항온·항습시설, 화재예방·소화 시설, 폐쇄회로(CC)TV 등을 설치했다.
시는 하회탈이 돌아오면 전문가에게 연구기회를 제공하고 연구 관련 책도 발간할 예정이다.
또 하회마을에 보존시설을 갖추고 주민이 요청하면 돌려줄 방침이다.
고려 중기에 만든 것으로 추정하는 하회탈과 병산탈은 국내에 존재하는 탈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하회별신굿탈놀이에 사용한 제의용이다. 탈은 하회마을을 지켜주는 신성한 보물로 여겨졌다.
하회탈은 원래 하회마을 소유로 동사(洞舍·지금의 마을회관에 해당)에 보관했지만 1964년 2월까지 연구 등을 위해 마을에서 반출됐다.
1963년 3월 국보로 지정된 하회탈은 계속해 국립중앙박물관이 보관했다.
그러나 1960대 중후반부터 간헐적으로 하회탈을 돌려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그러나 문화재위원회는 "제대로 된 보관시설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들어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보관해온 하회탈을 그동안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등 행사가 있을 때 일부를 안동에서 전시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9월부터 12월초까지 안동민속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시회에서 52년여만에 하회탈 13점 전부를 전시하자 4만명 이상이 다녀가기도 했다.
지난해 특별전 당시 안동에서는 하회탈을 고향에서 보관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원래 소유주인 하회마을보존회측에서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장소 변경을 요구했고 중앙박물관이 이를 수용해 하회탈은 고향인 안동으로 돌아오게 됐다.
안동시 관계자는 "안동 대표 문화재가 고향으로 돌아오는 만큼 문화유산에 주민 자긍심이 커지고 시립민속박물관도 국보로 소장한 박물관으로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회마을 관계자는 "하회탈이 하회마을과 하회탈춤이 전해지는 안동에 돌아와 문화유산으로 진정성과 완전성을 갖추는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ee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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