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난징대학살 생존자와 회견…"역사 거울삼아 미래로 가야"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3일 난징(南京)대학살 생존자 대표들을 만나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14일 중신망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난징대학살 희생동포 기념관에서 난징대학살 80주년 국가추모일 기념식을 마치고 '난징대학살 사실(史實) 전시회'를 참관한 뒤 생존자 대표 및 항일전쟁 승리에 기여한 외국인 유족들과 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연세와 건강을 묻고는 "역사에서 영광이나 비극 모두 진실을 필요로 한다"며 "이전의 경험을 잊지 않으면 이후에 귀감이 된다(前事不忘 后事之師)"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역사의 거울을 깨끗이 닦고 먼지를 지워내야 한다.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의 길로 잘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에 대해 강경함보다는 관계개선을 염두에 둔 유화적 메시지로 보인다.
아울러 중국을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난징대학살을 화두로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이 겪은 고통스러운 사건에 깊은 동질감을 갖고 있다"며 "이제 동북아도 역사를 직시하는 자세 위에서 미래의 문, 협력의 문을 더 활짝 열어야 한다"고 말한 것에 에둘러 화답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시 주석은 전날 추모식에 참석만 했을 뿐 추모사는 위정성(兪正聲)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주석에게 맡기고 직접적인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위 주석은 추모식에서 "중국과 일본은 양국 인민의 근본이익에서 출발해 평화, 우호, 협력의 큰 방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신성(王新生) 베이징대 역사학과 교수는 위 주석이 일본 군국주의와 일본의 민중을 구분해 말하고 중일 양국이 떠나보낼 수 없는 이웃이라고 한 점은 일본에 선의를 내비친 것이라며 요컨대 '역사를 잊지 말고 평화를 추구하자'는 주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집권 5년 이래 양국 정상은 아직 정식 상호방문을 하지 않았다"며 "중일관계가 정상궤도로 돌아가려면 양국 우호를 실효화시킬 행동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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