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개점휴업 끝낼까…한국당 원내대표 교체에도 험로 예상
여야, 개헌·선거구제 개편, 민생·개혁 입법 놓고 충돌 예고
우원식-김성태 첫 만남부터 '설전'…여야 3당 원대대표 오후 회동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설승은 이슬기 기자 = 12월 임시국회가 '개점 휴업' 상태를 접고 정상화를 위한 여야 협상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얼어붙은 여야 관계가 자유한국당의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계기로 다시 풀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데 따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여야 협상의 틀은 재가동되겠지만, 각종 현안을 두고 당별 견해차가 워낙 커 접점 모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추진에 총력전을 펼칠 태세지만,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새해 예산안 공조 처리에 여전히 반발하고 있는 한국당은 김성태 신임 원내대표 체제에서도 대여(對與) 강경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여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인 한국당은 13일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이 위원장을 맡은) 법사위에서의 법안 정체, 법안 병목 현상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며 "자구·체계 심사를 볼모 삼아 개혁입법을 방해하는 것은 월권이자 갑질 횡포"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한국당을 패싱하고 일방적인 개헌 논의를 하는 것은 안된다"며 못박았다.
두 원내대표 간은 첫 대면 자리도 긴장감이 팽팽했다.
김 원내대표가 우 원내대표를 인사차 예방한 가운데 회동 초반에는 '허물없이 편안한 사이'라는 등의 우호적인 덕담이 오갔지만 이내 서로를 향한 견제구를 날렸다.
김 원내대표는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고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제1야당을 '패싱'하고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밀실거래를 해 만들어낸 장물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과 선거구제 개편"이라며 "장물을 정상적 물건으로 국회에서 만들자고 하면 수용하기 어렵지 않으냐"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가 "한국당을 패싱하고 국민의당과 거래하면 여야 관계는 끝장"이라는 '으름장'까지 놨다.
우 원내대표는 이에 "밀실야합은 사실이 아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한국당과 해서는 아무것도 안 되니까 결국 여당은 (국민의당과의 공조 등을 통해)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맞받았다.
이처럼 양당 원내대표들 간의 첫 만남부터 대립각이 뚜렷하게 서면서 이날 오후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열리는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 자리 역시 팽팽한 신경전의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까지 세 사람이 노동 문제에서 잔뼈가 굵은 점을 고리로 접점을 찾을 수 있더라도 모두가 각 당의 원내를 대표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은 터라 여야 협상장에선 불꽃 튀는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회동에서는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과 각 당이 내세우는 민생·개혁 입법 과제가 논의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당별 입장 차이가 커 이견만 확인하는 수준으로 끝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먼저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개헌 및 선거구제 개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지만, 한국당은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투표를 붙이는 것에 반대하며 현시점에서 논의 자체에 부정적이다.
민주당과 국민의당도 정부 권력구조와 소선거구제 개편 방향 등을 놓고는 이견이 있는 상태다.
각 당이 추진하는 민생·개혁 입법의 관철 여부도 불투명하다.
민주당은 임시국회에서 공수처 신설법과 국정원법 통과에 총력전을 펴고 있으나 한국당이 반대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당은 민주당의 개혁법안 대신 규제프리존특별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파견근로자보호법 등을 꼭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정책연대협의체를 가동하면서 방송법, 서비스발전법, 규제프리존법 등의 통과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 최경환 의원의 체포동의안 문제도 쟁점 사안이다.
민주당은 임시국회가 23일(토요일)에 끝나는 만큼 21일에 체포동의안 보고를 위한 본회의를 일정을 따로 잡아 22일에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당이 본회의 시점 조율에 순순히 응할지는 미지수다.
김 신임 원내대표가 이날 "다방면으로,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 정치보복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한 만큼 민주당의 본회의 일정 요구에 응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주요 쟁점 현안을 놓고 당별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데다 새 원내사령탑을 맞은 한국당 내부에서 이전 지도부의 '임시국회 일정 합의'를 뒤엎으려는 분위기도 감지돼 '빈손 임시국회' 우려도 나온다.
한국당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난주 의총에서 '임시국회 일정 합의를 새 원내지도부에 넘겨야 하지 않았느냐'는 지적들이 있었다"며 "가합의였다는 얘기도 있는 만큼 한 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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