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치범 수용소, 아우슈비츠 수용소보다 끔찍"
국제변호사협회, 수용소 실태 보고서 발표…"김정은 정권 기소할 증거 충분"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북한 정치범 수용소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세운 아우슈비츠 수용소보다 더 끔찍한 곳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국제변호사협회(IBA)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됐던 사람, 전직 교도관, 전문가 등의 증언을 토대로 북한 정치범 수용소 실태를 고발한 보고서를 12일 발표한다.
이 보고서는 살인, 노예화, 고문, 성폭력 등 국제적으로 전쟁 범죄로 인정되는 혐의 11건 중 10건을 적용해 북한 김정은 정권을 기소할 증거가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판사 패널 3명은 1970∼2006년 수감자나 교도관으로 북한 정치범 수용소를 경험한 사람들의 증언과 진술서를 받았다.
음식을 찾아다니다가 붙잡혀 처형된 굶주린 수감자들, 하루 20시간 이상 탄광에서 일하며 과로와 영양실조에 숨진 수감자들, 여성들을 죽음으로 이끈 강간과 낙태 등의 사례가 파악됐다.
중국으로 탈출하려다가 붙잡힌 한 수용소 생존자는 발가벗겨진 채 거꾸로 매달려 폭행당하고 불과 물로 고문당했다. 물고문은 후추를 탄 물을 코와 입에 들이붓는 방식이었다.
지난해 7월 탈북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2013년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 숙청 이후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진 고위 관리 여러 명을 안다고 진술했다.
판사들은 북한 정치범 수용소가 계속 운영 중이라고 판단할 충분한 이유가 있으며, 북한을 촬영한 위성 사진에서 수용소 4곳이 뚜렷하게 보인다고 밝혔다.
아우슈비츠 생존자로 국제사법재판소(ICJ) 판사를 지낸 토머스 버겐설은 "북한 수용소의 상황은 내가 어린 시절 나치 수용소에서 보고 경험한 것보다도 끔찍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을 잔혹한 정치범 수용소를 악용해 인류에 대한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한 판사 패널 3명 중 1명이다.
패널로 참여한 또 다른 판사인 나비 필레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 상황을 두고 "과거나 현재에 세계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다"며 "전체 인구를 위협 대상으로 삼는 최대 수준의 잔혹 행위"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정치범 수용소 존재 자체를 부인해왔다. 이번 국제변호사협회 보고서에 대해서도 박성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날조되고 근거 없는 보고서를 전적으로 거부하고 부인한다"며 반발했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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