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그러다 탈 날라'…투타 겸업에 우려 목소리 커져
히로오카 전 감독 "오타니 잦은 부상, 이도류가 원인"
미국 SI "오타니, 팔꿈치에 PRP주사 맞았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오타니 쇼헤이(23·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진출로 해묵은 '투타겸업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투수로는 시속 165㎞ 강속구, 타자로는 시즌 20홈런을 때릴 천재성을 뽐내는 오타니는 2013년 일본프로야구 입단 때부터 다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로 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에서 5년 동안 뛰면서 투타 모두 엄청난 재능을 뽐냈지만,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일본의 인터넷 매체 '더 페이지'는 12일 "메이저리그에서 이도류(투타겸업)는 무리"라고 단정한 히로오카 다쓰로(85) 전 감독의 의견을 소개했다.
히로오카 전 감독은 야쿠르트 스월로스와 세이부 라이언스 지휘봉을 잡고 팀을 재건해 1992년 명예의 전당에 올랐으며, 감독 시절 '관리야구'의 대명사로 불렸다.
히로오카 감독은 "오타니는 올해 제대로 뛰지 못했다. 아직 23세의 젊은 나이에 이처럼 부상이 많은 건 이도류가 원인이다. 아직 몸이 완성하는 단계에 이도류를 고집해 몸에 부담이 간 것이다. 경쟁이 치열한 메이저리그에서 이를 고집하면 선수 생명까지 단축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그는 오타니가 투타 겸업을 고집하는 게 팀 내 불화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규약 때문에 비교적 '헐값'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오타니는 고르고 고른 끝에 에인절스 입단을 결정했다.
빌리 에플러(42) 에인절스 단장과 마이크 소시아(59) 감독은 오타니에게 메이저리그에서 이례적인 6선발 로테이션과 지명타자 기용을 약속했다.
히로오카 감독은 "계약서에 이런 내용을 보장하면 오타니 때문에 (지명타자로) 출전하지 못하는 타자는 화날 수밖에 없다. 팀에 불협화음이 생긴다"고 우려했다.
미국 언론도 오타니의 투타 겸업을 걱정하는 목소리를 낸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에인절스가 오타니를 영입해 얻을 건 작지 않다. 이에 반해 위험부담도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1924년 이후 15경기 이상 야수로 출전한 투수는 한 명도 없었다. 투수는 선발로 등판한 뒤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 타자로 출전해 훈련하면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짚었다.
ESPN 역시 "이제까지 15개, 20개의 미디어에서 그를 취재했다면, 이제는 50개 넘게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한다. 새 동료는 그를 환영하겠지만, 성적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내부에서 반발이 생길 위험은 얼마든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가운데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오타니가 10월 오른쪽 팔꿈치에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 치료술(PRP) 주사를 맞았다는 걸 공개했다.
SI는 "오타니의 에이전트는 큰 문제가 아니라 예방적 조처로 주사를 맞았다고 밝혔다. 오타니 영입에 관심을 보인 구단에도 공개한 사실이다. 팔꿈치에 일어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외과적 시술인 PRP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흔하다. 2013년 잭 그레인키와 2014년 크리스 세일이 이 치료를 받았고, 몇 경기에 결장했다"고 소개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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