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전 EBS 사장, 최순실이 추천받아"…EBS 후원 경위 증언(종합)
이재용 재판 증언…"이모, 국정농단 보도 직전 삼성 3차 후원받으려 시도"
삼성 측 '말 소유권 뒷받침' 덴마크 말 중개상 진술서 증거 제출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이보배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과거 EBS 사장 임명에도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 때문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주최하는 행사에 EBS가 후원사로 나섰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는 11일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증언했다.
지난 6일 영재센터 후원 강요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장씨는 이날 연한 녹색의 수의를 입고 증인석에 섰다.
장씨는 특검이 "영재센터가 EBS에서 후원받은 경위를 알고 있느냐"고 묻자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며 머뭇거렸다.
장씨는 재판장이 "말하라"고 하자 "EBS 사장이 이모가 추천을 받아서 된 분으로 알고 있고, 그 추천 받은 분이 어쩔 수 없이 후원사로 들어온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씨는 특검이 "EBS 사장을 최씨가 추천했고 그 사장이 힘을 썼다는 것이냐"고 묻자 "그렇다. (영재센터 관련) 방송도 EBS에서 단독으로 내보냈다"고 말했다.
장씨는 당사자가 우종범 전 EBS 사장이라고도 밝혔다.
지난해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기 시작할 무렵 언론에서는 영재센터 주최 행사를 EBS가 후원한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재센터가 지난해 1월 강원도 용평리조트에서 개최한 스키캠프·스키영재 선발대회는 EBS의 공식 후원을 받았다. 이 행사도 개최일 불과 2주 전에 센터에서 후원 요청 공문을 보냈는데도 EBS에서 당일 후원 승인이 났다.
이에 대해 EBS 측은 당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후원하는 행사고, 주 시청 층인 어린이들이 참가하는 행사라 후원을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우 전 사장에 대해서도 최씨 소유 회사에서 우 전 사장의 이력서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와 선임 과정에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우 전 사장은 국회에 나가 "개인적으로 모르는 사이"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우 전 사장은 임기가 내년 11월까지이지만 일신상의 이유로 지난 8월 사의를 표했다.
장씨는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사건이 본격적으로 언론에 보도되기 직전 최씨가 삼성에서 영재센터에 3차 후원금을 받으려 시도했다는 증언도 내놨다.
삼성은 2015년 10월과 2016년 3월 2차례에 걸쳐 영재센터에 16억2천800만원을 후원했다.
장씨는 특검이 "지난해 10월 중순 삼성전자에서 센터에 추가 후원해줄 수 있는지 문의하기 위해 이규혁(영재센터 전무이사)이 이영국(제일기획 상무)에게 연락한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장씨는 특검이 "최씨의 지시에 따른 것이냐"고 묻자 "(최씨가) 2017년도 예산안을 보내라고 했다"고 답했다.
장씨는 법정 구속의 여파인지 이날 증언하면서 자주 울먹였다. 그는 "제가 지금 구속된 지 얼마 안 돼서 생각을 좀 하고 말씀드려도 되느냐"라며 숨을 고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이 부회장 측은 정씨가 탔던 말들의 소유권이 삼성에 있다는 걸 뒷받침하기 위해 덴마크 말 중개상의 진술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중개상은 진술서에서 "2016년 2월 4일 비타나, 라우싱에 대한 대금을 받고 마필을 판매했는데 금액을 보낸 것은 삼성"이라고 적었다.
또 그는 "삼성이 마필 대금을 지급한 것과 무관하게 최씨나 정유라씨가 말 소유권을 갖는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적었다.
변호인은 "진술서에 중개상의 서명과 덴마크 법원의 공증도 받았다"며 "말 소유권이 최씨 측에 있다는 특검 주장은 근거가 없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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