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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AI로 사육량 1·2위 '오리벨트' 지켜라…긴장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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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AI로 사육량 1·2위 '오리벨트' 지켜라…긴장감 고조
고병원성 가능성 대비해 예방적 살처분…"매몰 대신 멸균작업으로 뼈까지 녹여"

(영암=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전남 영암군 신북면의 한 씨(종)오리 농장에서는 11일 영하권의 한파와 날리는 눈발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연기가 이른 아침부터 치솟고 있었다.
두꺼운 외투를 벗고 얇은 방역복을 챙겨 입은 살처분 작업자들은 전날 살처분한 오리의 사체를 왕겨, 바이오 물질과 함께 섞어 쌓아둔 창고 안 더미에 뜨거운 열기를 내 품는 멸균 막대를 곳곳에 꽂았다.

미처 치우지 못한 오리알도 모두 꺼내 차량 적재함에 부은 뒤 굴착기로 꾹꾹 눌러 깨트리고 뜨거운 열기를 내품는 살처분 오리 더미 옆에 함께 쌓았다.
생후 39주가량 된 오리 1만2천여 마리를 9개 동에서 나눠 사육해 씨오리를 부화시켜 타 농장으로 분양하던 이곳 농장주는 지난 10일 오전 9시께 산란율이 급감했다고 신고했다.
2번동에서 통상 하루 950개가량 알을 생산했으나 지난 8일부터 850개가량으로 급감했고, 10일에는 1번과 3번동에서도 평소보다 산란율이 7∼8% 떨어졌다.
지난달 27일 고창지역 고병원성 AI 발병 직후 실시한 씨오리 농장 일제검사 때 음성 판정이 나온 곳이었지만, 이날 검출된 AI 바이러스가 H5N6형으로 확인됐다.


고병원성으로 확인되면 지난달 야생조류를 제외한 농장 기준으로는 올겨울 두 번째 발병이다.
특이 이곳은 전국 오리사육량 1·2위를 엎치락뒤치락 다투는 '오리벨트' 나주와 영암의 경계에 위치해 고병원성 AI 발견에 따른 우려가 깊다.
농장 500m 주변에는 타 사육 농가가 없지만 3㎞ 이내에는 영암·나주에 걸쳐 9개 농가 15만5천마리의 닭과 오리가 사육 중이다.
10㎞ 이내에는 61개 농가 234만 1천마리가 사육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고병원성으로 확인되면 3㎞ 이내 오리류가 모두 살처분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농장으로 향하는 길목은 모두 둘둘 말린 볏짚으로 출입이 가로막혔으며, 방역 작업자들은 방역복을 입지 않은 사람이나 소독으로 거치지 않은 차량은 철저히 출입을 통제했다.
해당 농장의 한쪽 공터에는 지난해 12월 31일 주변 농가의 고병원성 AI 발병으로 예방적 도살 처분한 오리들이 묻혀있었다.
1년도 채 안 돼 다시 시행되는 올해 살처분은 죽은 오리의 사체와 깨뜨린 오리알을 땅에 묻지 않는다.
왕겨와 함께 섞고, 사체와 흡착하는 바이오 물질과 함께 섞어 멸균, 약 3개월여 동안 뼈까지 녹여 없애는 작업을 거친다.
전남도는 역학 분석과 함께 감염 경로도 확인하고 있지만, 발생 농가가 철새 도래지나 소하천과도 거리가 멀고 현장에서 지나는 철새도 거의 목격되지 않아 어려움이 예상된다.

키우던 오리를 모두 살처분하고, 농장의 집기마저 방역을 위해 모두 꺼내 황량해진 농장 어딘가서 좌절하고 있는지 농장주는 전화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전남도 관계자는 "H5N6형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확인된 전남 영암 씨오리 농가에서 최근 한 달여동안 10개 농장에 새끼 오리를 분양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고병원성으로 확인시 추가 확산을 우려했다.


pch8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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